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이야기 (일기와 칼럼 사이)

[정치란 무엇인가] 나를 위한 의사결정 과정

반응형

정치를 요약하면 "국가권력을 획득/유지/조정/행사하는 기능과 과정 및 제도"라 할 수 있다. 한자어로는 '정사 정(政)'자와 '다스릴 치(治)'를 쓴다. 나는 왠지 '바를 정'자가 들어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정치에 쓰는 말은 '바를 정(正)'이 아니고 '정사 정'이었다. 사실 정치라는 일이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 아니라 다수의 의견에 따라가는 일이기 때문에 항상 바른 길을 가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바를 정'보다 '정사 정'이 훨씬 어울리는 한자어가 맞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정치가 '바를 정'을 쓰는 한자어였다면, 지금과는 다른 방법으로 정치가 이루어져야 맞다. 지금의 정치는 너무도 '정사 정'과 '다스릴 치'다. 

정치는 무엇일까, 정치란 어떤 사람들이 하는 것일까, 정치는 나와 관련이 없는 일일까. 농담삼아 사람들은 정치를 "'정'떨어지고, '치'떨리는 일"이라 말하기도 한다. 이런 말이 나오는 이유는 정치는 생각보다 우리와 밀접하게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세우는 정책에 따라 우리의 삶이 달라진다. 그렇기에 우리는 정치에 대해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다. 특히 다수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면 의사 결정의 과정은 복잡하고 느려진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상충한다고 해서 언제까지 의사결정을 하지 않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의사결정을 해야하고, 그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정치인이다. 결국 이들은 나름의 잣대를 가지고 방향성을 판단하겠지만, 그들의 판단이 항상 도덕적이거나 항상 옳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게 하는 일이 정치이며, 정치인들이 하는 일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해서 말한다. 정치는 정의롭거나 바른 일이 아니다. 의사 결정의 과정이다. 공통의 일에 대해 누가 의사결정을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전체적인 방향은 바르고 옳은 쪽으로 가고자 하겠지만, 어떤 입장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 누군가에겐 사악한 정치인이 될 수 있고, 또 다른이에겐 멋진 정치인일 수 있다. 어쩔 수 없지만 다수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는 의사결정에 따라 피해보는 사람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내가 해야하는 일은 내 편을 들어줄 정치인을 찾아서 지지하는 일이다. 정치인은 정당을 갖는다. 정당은 성향을 가진다. 그리고 그 성향에 따라 정책을 내놓는다. 내가 어떤 입장에 처해 있는지를 알고, 내 입장에서 의사결정 해줄 정당, 그리고 정치인이 누군지 알아야 한다.

어차피 모두에게 옳은 의사결정은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내게 옳은 의사결정이 되도록 해야한다. 그를 위해 우리는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편이 좋다. 그래야 나에게 유리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에 참여하는 일, 보통은 선거를 통해 할 수 있는 이 일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다. 나를 위한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치를 잘 이해하고 올바르게 참여하고 있을까, 글쎄 잘 모르겠다. 각자 사람들의 이해관계는 알 수 없지만, 내가 보기엔 정치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 불균형이 너무 심하다. 이 불균형으로 인해 정치에는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 이상현상을 만드는 부류는 3가지 부류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이용하려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정치를 이용하려 한다. 정치인에게 후원이나 로비를 하는 등, 자신에게 유리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런 방법 외에도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설득하는 '선동' 등을 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이용당하는 사람들이다. 선동 당하거나 팬덤으로 정치를 참여하는 사람들이 해당한다. 이들은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이나 언론, 유튜브 등에 이용당해서 정치에 참여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판단을 하지 못해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다. 일반적으로 교육수준이 낮고 후진국일수록 이러한 사람들이 많다.

세 번째는 무관심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정치가 내 삶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 정치에 대한 기대치가 낮기 때문에, 혹은 그에 대해 관심 갖는 것보다 다른 일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정치혐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정치나 언론적 역량이 떨어지는 국가일 수록 이런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특히 이런 사람들이 많다. 다른 분야는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했지만 우리나라 정치 수준은 아직 선진국이라 보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특히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은 정말 불합리한 일이 일어나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향이 있다. 모른느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니까. 더 나쁜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렇다.

내가 생각하는 정상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자신의 의견을 굳이 남에게 강요하지도 않고, 스스로 자신에게 유리한 정치 정당과 정치인을 판단할 능력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허용된 범위 안에서, 그리고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참정권을 누린다. 선거가 될 수도 있고 국민청원이 될 수도 있다. 이용하려 하는자, 이용당하는자, 모두에게 무관심한 자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사람이 많은 우리나라가 되길 바란다. 곧 있을 4월 총선에서 많은 이들이 자신을 위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길 바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