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관종이 아니다. 내가 무엇을 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런 것들을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지 않다. 인스타그램도 구경만하고 페이스북은 하지 않는다. 카톡 프로필 사진도 무지로 해뒀다. 배경은 얼굴을 넣어두긴 했는데, 이 정도는 그냥 넘어가주길 바란다. 아무튼 -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나는 막 무언가를 공유하고 싶은 욕심이 크지 않은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 나도 아, 이건 정말 좋은건데 다른 사람들이 좀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사람들이 흔히 '나만 알고 싶은 맛집'이라 말하는 그런 것들과 같은 느낌. 내게 있어 '조숙의 맛'이 그렇다. 나는 매주 초등학생인 웹툰 주인공 '숙이'에게 위로받는다. 그 위로가 따듯하면서도 마음이 저며온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 웹툰을 알고 있느냐고 물어보며 추천해주곤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내 주변 사람 중 '조숙의 맛'을 보는 사람은 없었다. 추천해준 지인들이 이 웹툰을 보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당신도 이 웹툰을 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써본다. 다음 웹툰에서 연재하고 있는 따듯한 웹툰 '조숙의 맛', 나는 오늘 이 웹툰을 소개하고자 한다.
"초등학생으로 살아간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엄마가 교체된다면 더욱 그렇다"
주인공의 독백이 마음 아프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숙이는 엄마는 몸이 안좋아 시골로 내려가고 갑자기 새로운 엄마가 나타나는 일을 겪는다. 어른의 시선으로 이야기하자면, 부모님은 이혼했고 아버지는 재혼을 했다. 숙이에겐 어떤 설명도 없었다. 그냥 받아들이기엔 너무 큰 변화였지만 누구도 설명해주지 않았다. 떠나간 엄마도 그랬고, 남은 아빠도 그러하다.
숙이가 이름처럼 조숙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주변에서 많은 일이 일어난다. 그렇지만 숙이는 그 일들을 이해하기엔 너무 어리다. 또한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한다. 숙이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조숙해질 수 밖에 없다. 이 웹툰은 초등학교 2학년 숙이가 겪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다. 어린 숙이가 대견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 숙이에게 위로받는건 언제나 어른인 나 자신이다.
웹툰이 가지고 있는 세세한 감성을 나의 하찮은 글솜씨로 다 보여줄 수 없다. 아직은 연재 중 웹툰이기에 무료로 볼 수 있으니 꼭 보길 권한다. 따듯한 국밥같은 위로가 필요한 날에, 더할 나위없는 위로를 해줄 수 있는 웹툰이다.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prematurity
하지만 당신은 바쁠지도 모른다. 만약 바쁘다면 "25화. 걷다" 편만이라도 보길 바란다. 우정이 무엇인지에 대해 너무도 잘 보여주는 숙이의 친구 묘정이가 등장한다. 숙이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으나 다행스럽게도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다. 새어머니도 좋은 분이고, 멋진 친구 묘정이가 있다. 숙이는 그래서, 올바른 조숙함으로 나아갈 수 있다. 25화의 링크는 아래 첨부한다.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er/79812 (우정을 보여주는 묘정이가 등장하는 25화 걷다, 이 번화만이라도 보길 바란다)
* 연재가 끝나면 유료화되니까 미리 볼수록 좋다. 유료화가 되어도 볼만한 가치가 있는 웹툰이다.
* 잘몰랐던 사실인데, 포스팅을 작성하며 알게 되었다. 애정하는 '조숙의 맛'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예약 주문을 받고 있다고 하니 혹시 관심있는 분들은 종이 책으로 숙이의 따듯한 위로를 받아봐도 좋을 것 같다. - 카카오 메이커스 주문 링크 : https://makers.kakao.com/item/1324945
<후회하지 않을, 웹툰 추천 포스팅 모음>
친하게 지내자, 영일 (레진 코믹스) https://goodperson87.tistory.com/2
[완결웹툰추천] 죽음에 관하여, 시니/혀노 (네이버 웹툰) https://goodperson87.tistory.com/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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