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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고민과 잡생각] 회사를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까, 그만두면 뭘 해야할까, 무엇인가 할 수는 있을까, 그리고 블로그는 답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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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성적에 맞춰 대학에 들어갔다. 군대를 가야했다. 어떻게 가야할까 고민하다 ROTC를 택했다. 전역을 했고,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렇게 9년째다. 횟수로 9년이나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아휴, 숨막힌다. 하지만 직장이 없었다고 생각하면... 이 막히는 숨이라도 쉴 수 있을까. 미생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회사가 전쟁터면 회사밖은 지옥이다" 맞는 말이다.

회사를 나가봐야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고들 하지만, 회사를 다니면서도 회사가 얼마나 나를 보호해주고 있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과연 내가 회사 명함을 가지고 있지 않고서도 어디서 대접받을 수 있을까. 은행에서 지금처럼 내게 친절하게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줄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회사의 명함이 없는 나는 생각보다 초라할 것이다. 회사를 벗어나는 순간, 내 삶은 상당히 많이 변하게 될 것이다.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회사를 약 10년 정도 다니다보면, 내가 어떤 직급에서 몇년 정도 후에 회사생활을 마무리하게 될 것인지가 보인다. 저승사자에게 인간의 남은 수명이 보이는 것처럼, 회사에서 내 수명만큼은 스스로에게 어느 정도 보인다. 굳이 지금 보이는 내 회사 생활의 수명을 여기에 쓰지는 않으려 한다. 크게 늘릴 수는 없겠지만, 노력해서 조금 더 늘려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안정을 추구하는 편이다. 회사라는 울타리로 인해 구속된 것 같은 느낌은 있지만, 스스로 이 울타리 밖으로 나가고자 하는 생각은 없다. 내가 다닐 수 있을만큼 최대한 회사 생활을 하고자 한다. 회사가 먼저 나를 내치거나, 내치려는 분위기가 명백하지 않는 이상 스스로 그만두지는 않으려 한다. 내 회사 생활은 얼마나 남았을까. 그리고 회사라는 보호막이 나를 보호해주는 동안,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할 것인가.

아직 정확한 답은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더 많이 벌지 못해도 시간적으로는 더 여유롭게 살고 싶다는 방향성은 정했다.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서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싶다. 하지만 반전으로, 그럴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으면서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싶다. 그러니까, 회사에 가야해서 일찍 일어나는게 아니라 나를 위해서 일찍일어나고 싶은거다. 방학처럼 끝이 있는게 아니기에, 그냥 게으르게 보내다보면 내 인생이 게을러진다. 게을러져서 좋은 일을 맞이할 수도 있지만 사실 게으름은 더 행복한 길이 아니다. 지금이야 주말에 늘어져라 자기도 하지만, 이는 새로운 평일을 맞이하기 위함이다. 주말이 없는 삶을 위해서는 오히려 더 규칙적이어야 한다.

굳이 육체를 쓰는 일을 하고 싶지는 않다. 육체를 쓰는 일은 조금 더 어린 나이에 했어야 한다. 나는 육체를 쓰며 돈을 벌어오지 않아서, 그 부분에 취약하다. 퇴직 이후 육체를 쓰는 일을 찾으면, 다소 험한 꼴을 당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그래서 지금 블로그를 시작했다. 아니, 예전에 조금 했었으니까 다시 시작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이 블로그만을 통해 먹고 살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일치하는 일이다. 블로그가 잘 되면 좋겠지만, 잘되지 않더라도 이와 비슷한 어떤 연결고리를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회사생활을 마치고, 또 다른 회사로 가고 싶지 않다. 조금은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블로그가 그 열쇠가 되어주길 바란다. 이제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처음 방문자수가 10명을 넘을 수 있을지 없을지 고민하던 시기보다 많이 좋아졌다. 1년이 지났을 때, 2년이 지났을 때, 그리고 10년이 지났을 때의 내 블로그가 더욱 좋은 모습이길 기대한다. 정말 "괜찮은 블로그"를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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