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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쿠팡] 대한민국 쇼핑몰 경쟁을 끝내다, 한국의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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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통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요즘 가장 뜨는 유통 채널은 어디일까, 단연 온라인이다. 온라인 시장 거래액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그냥 성장이 아니다. 급성장하고 있다. 2019년 온라인 거래액이 130조가 넘었다. 2015년 50조 가량이었던 것에 비해 5년만에 2배가 넘는 거래액을 달성했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 업무 하고 있다. 뜨는 채널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은 직장인에게 참 중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뜨는 채널에서 일하고 있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 온라인이 뜨는 채널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그리고 이런 경쟁은 대부분 거대한 공룡에 의해 정리된다. 미국의 온라인 시장을 아마존이 점령한 것처럼 말이다. 우리나라의 온라인 시장도 드디어 아마존처럼 압도적인 공룡이 나타났다. 아니, 아직은 나타나고 있는 중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그 이름은 바로 '쿠팡'이다. 로켓배송을 시작으로 혁신적인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고, 온라인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무섭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온라인 시장은 해외 시장과는 조금 달랐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다. 그리고 나라가 좁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온라인 시장이 빠르게, 그리고 다양하게 성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 일본의 라쿠텐처럼 확실한 1등 기업이 나오지 않았다.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종합몰, 전문몰, 패션몰 등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몰이 생겨났으며 이들은 경쟁과 협업을 번갈아가며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이어오고 있었다. 온라인 사업자들은 모두 같은 생각을 했다. 이 치열한 시장에서 1위가 되기만 하면 그 때는 엄청난 이익을 거둘 수 있을거라는 생각. 그래서 대부분의 온라인 몰은 손해를 보더라도 점유율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대기업이 많은 나라다. 대기업은 쉽게 망하지 않는다. 롯데, 현대, 신세계, CJ, GS 등 둘째가라면 서러운 대기업들이 경쟁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뜻밖의 승자가 나타났다. 그 주인공은 쿠팡. 기존의 대기업은 아무도 승리하지 못했다.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쿠팡이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은 이후 무섭게 온라인 시장을 지배해나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대기업들은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할인쿠폰의 발행을 통해 일시적으로 고객 유입을 늘리는 정책을 썼다. 거래액을 늘려나가면서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고자 했다. 지금 쿠팡이 하고 있는 것처럼 검색 최적화와 결제 편의성을 증대시키지 못했다. 로켓배송이나, 정기배송, 쿠팡프레쉬, 쿠팡이츠 등의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지도 못했다. 기존 온라인 쇼핑몰 중 누구하나 특별한 서비스를 하지 못했기에 누구도 시장을 선점하지 못했고, 그 틈을 쿠팡이 압도적인 고객편의성을 중심으로 파고 들었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쿠팡은 온라인 시장을 석권해나갔다.

그리고 2019년, 쿠팡은 드디어 쇼핑몰 중 최고가 되었다. 옥션과 G마켓을 합쳐 17조의 거래액을 기록한 이베이보다 더 많은 거래액을 기록했다. 무려 17.7조다.  2018년 10조 내외의 거래액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무려 57%나 신장한 수치다. 2020년도 역시 거래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019년 1위를 차지했다면, 2020년은 압도적 1위가 될 것이다. 쿠팡의 김범석 대표는 쿠팡 초창기부터 줄곧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라고 말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리고 지금, 그 말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쿠팡은 어느새 우리 생활 속으로 스며들었다.

물론 아직 모든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1위 쇼핑몰이 되었지만, 다른 채널과의 싸움이 남아있다. 그 첫번째는 네이버가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직접적으로 쇼핑몰 시장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격비교 사이트의 역할을 더 중점적으로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2020년에는 그렇지 않을 전망이다. 네이버의 한성숙 대표는 이제 브랜드들을 직접 입점시키는 '브랜드 스토어'를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어떤 형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쇼핑에 진입한다면 그 파급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쇼핑몰들 사이에서는 압도적인 편의성을 통해 쿠팡이 시장을 점령했지만, 네이버는 조금 다른 이야기다. 쿠팡이 꿈꾸는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가 점차 손에 잡을 수 있는 꿈이되어 가는 단계에 있는반면, 네이버는 이미 "네이버 없이 어떻게 살지?"를 현실화시켰다. 그렇지만 쿠팡도 만만치 않다. 쇼핑에 관해서는 네이버보다 전문적이다. 네이버에 비해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2020년 온라인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의 불꽃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하지만 쿠팡도 네이버와의 경쟁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이미 쇼핑몰끼리의 경쟁을 끝낸 쿠팡이다. 아마존이 미국 온라인 시장을 점령한 것처럼 한국 온라인 시장 점령을 위한 쿠팡의 도약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적자논란을 딛고 이익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온라인 시장은 적자 시장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이미 로켓 배송 등 특정 사업부에서는 이익을 내고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나는 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다. 온라인 채널에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쿠팡에서 일하고 있지 않다. 네이버에서 일하고 있지도 않다. 긴장해야 한다. 사실 할 수 있다고 해도 쿠팡으로 이직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 둘의 경쟁이 어떻게 끝나냐에 따라서 나의 직장생활 수명이 달라질 수 있다. 나뿐만 아니라 유통업의 모든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 한국의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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