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카드 제안] 2020년 도코 올림핌 축구 대표팀, 메달로 가는 길

얼마전 AFC U-23대회에서 대한민국이 우승을 했다. 2013년 이 대회가 신설된 이후 첫 우승이며, 아시아 모든 연령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된 대한민국이다. 이런 의미가 있지만 이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는 것이다.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영광이지만, 우리나라 대표선수들에겐 남다른 의미가 더 해진다. 그것은 바로 병영면제. 대한민국 모든 남자에게 부여되어 있는 병역의 의무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올림픽 메달 획득이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통해서 그 기회를 얻게 되었다.

올림픽은 축구라는 종목에 한해서 월드컵에 비해 훨씬 퀄리티도 떨어지고, 프로리그가 있기 때문에 모든 선수가 이 대회에 집중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규정을 만들어 23세 이하 선수들만 뛸 수 있도록했다. 하지만 그러면 올림픽의 권위가 너무 떨어지기 때문에 하나의 제도를 더 추가했다. 이 제도는 바로 '와일드 카드' 기본적으로 23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대회를 치루지만, 3명까지는 23세를 넘어도 출전이 가능하게 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공교롭게도 대한민국 선수들에게 큰 기회가 된다. 전성기를 맞이 하고 있지만, 아직 병역의 의무를 해결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특히나 그렇다. 그래서 와일드카드에 대한 논의가 있을 때 국가대표급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병역 의무를 해결하지 못한 선수들이 우선 고려 대상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병영문제가 걸려 있지 않은 선수들도 대표팀의 포지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선수라면 와일드카드로 선출된다. 그 예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동메달을 획득했는데, 이 때 국가대표 골키퍼였던 정성룡 선수는 이미 병영문제를 해결했지만 런던올림픽에 출전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와일드카드였던 박주영은 결승골을 기록하며 메달획득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즉, 메달을 따기 위해서, 그리고 병역혜택 등 부가적인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좋은 팀을 만들어야 한다. 거기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가 바로 와일드카드로 뽑힌 선수들이다. 그래서 올림픽 대회를 구상할 때 가장 중요한 선수 선발이 이 와일드카드 활용이다. 와일드카드는 먼저 기존 U-23대표팀을 분석해서 선출해야 한다. 어디 포지션이 강점이고, 어디가 약점인지를 찾아서 그 약점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와일드카드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U-23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뤄냈다. 전승으로 우승했지만 약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고, 아시아 대회와 올림픽은 다르다. 현재 대표팀의 상황을 기반으로 와일드카드 선수를 내 임의로 추천해보고자 한다. 먼저 포지션적으로는 1순위가 골키퍼이다. 다음은 수비와 윙, 최전방 공격수 순으로 우선순위가 배정될 것 같다. 미드필더는 이번 대회에 차출되지 않았지만 U-23 나이에 해당하는 이강인과 백승호가 가세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1. 골키퍼 - 구성윤

최우선 보강 포지션인 골키퍼는 구성윤이 선발되지 않을까 싶다. 구성윤 선수는 이미 국가대표로도 선출되고 있으며, 소속팀에서 안정적인 활약으로 주전자리를 꿰차고 있다. 게다가 소속팀이 이번 대회가 열리는 일본이라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2016년 리우 올림픽에도 주전 골키퍼로 선발되어 안정적인 활약을 했던 경험이 있다. 아마 골키퍼 포지션을 보강한다면, 구성윤을 선발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

2. 수비수 - 김민재

전체적인 분위기는 골키퍼가 1순위 보강 포지션이라 말하지만, 나는 사실 와일드카드는 수비수를 더 우선적으로 선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더십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여주었던 이상민 선수는 리더십에 비해 실력이 다소 아쉬웠다. 아시아급 선수들에게는 어느 정도 수비를 해냈지만 올림픽에서 이상민 선수가 잘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자리에 안정적인 수비수를 추천하고 싶고, 그 적임자로는 김민재만한 선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김민재 선수는 이미 201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병역 혜택을 받았지만, 실력적인 측면에서는 김민재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 같다.

3. 윙어 - 권창훈

2020년 도쿄 올림픽 와일드카드를 거론할 때 가장 먼저 이름이 오르는 선수다. 실력도 있고, 대표팀의 창의성을 더해줄 수 있으며, 아직 병영 혜택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어린 나이였지만 오히려 손흥민보다 빛나는 활약을 했다고 평가 받는 선수가 바로 권창훈이다. 하지만 부상으로 인해 2018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했다. U-23대표팀에 선발된 윙어들도 충분히 좋은 역할을 해줬지만, 사실 아쉬운 선수도 많았다. 이미 많은 옵션이 있지만, 권창훈은 그들과는 다른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 들어오면 대표팀에 확실한 득이 될 것이다.

4. 공격수 - 석현준

이번 대회에서 보강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예상되는 포지션이 최전방 스트라이커다. 이번 대회에 출전했던 스트라이커 2명, 오세훈과 조규성이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경기는 골을 넣어야 이기고, 결정적인 순간에 골을 넣어야 하는 포지션이 스트라이커다. 특히 이런 큰 대회에서 경험이 중요한데, 그 경험을 살려줄 수 있는 적임자가 석현준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위에 얘기한 것처럼 연령대에 속해 있는 스트라이커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3장밖에 활용할 수 없는 와일드카드로 석현준 선수를 차출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한 시대를 이끌었던 두 선수

앞으로를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두 선수

우리나라는 올림픽에서 딱 한 번 메달을 획득했다. 2012년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런던세대가 그 주인공이다.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기반으로 이들이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축이 되었었다. 대표적으로 기성용과 구자철을 뽑을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그 중심에 있는 선수들이 그대로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나가길 바란다. 이강인과 백승호, 오세훈과 조규성, 이동준과 이동경 등 각 요소에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에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다.

또 한 번의 병영면제 전도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김학범호

그리고 이들과 더불어 이미 납득 가능한 선수 선발과 지도력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는 김학범호이기 때문에 와일드카드로 누구를 선발해도 한 팀이 되어 좋은 활약을 해낼 것으로 예상한다. 과연 어떤 선수들이 김학범 감독의 선택을 받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에서 또 한 번의 감동을 선사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