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02년 월드컵부터 축구를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박지성 선수와 이영표 선수가 해외리그로 나가 활약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축구를 좋아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 사이에서 멋진 활약을 펼치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자랑스러웠다. 1세대 해외파인 박지성과 이영표 선수 이후 설기현, 김두현, 기성용, 이동국, 김보경, 윤석영 등 많은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고, 성공을 하기도 했고 실패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뿐 아니라, 독일이나 프랑스 등 다른 리그로 나가는 일이 빈번해졌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박지성과 이영표 선수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고 멋진 활약했던 선수는 없었다. 그나마 기성용 선수가 안정적인 활약을 펼쳐주긴 했지만 아무래도 임팩트는 조금 덜했다. 그러던 와중에 2015년, 손흥민 선수가 레버쿠젠에서의 활약을 토대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했다.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던 모든 대한민국 선수 가운데 가장 기대가 되는 선수였다. 하지만 토트넘으로의 이적 첫 해,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좌절하지 않았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 다녀온 이후부터 제대로 불붙기 시작했다. 그대로 손흥민은 팀의 주축이 되었다. 덩달아 토트넘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유로파리그 진출에 만족해왔던 토트넘이, 손흥민이 이적한 15-16시즌 리그 3위를 시작으로 꾸준히 챔피언스리그를 진출하는 강팀으로 변모했다. 손흥민의 이적과 함께 토트넘의 부흥이 시작되었다. 단순히 운이 좋아 팀의 부흥기에 맞춰 이적한게 아니라, 손흥민 선수가 팀을 이끌어 나갔다. 그리고 지금, 토트넘의 에이스 하면 세 손가락 안에 뽑히는 선수가 되었다. 즉 어엿한 토트넘의 에이스가 된 것이다. 물론 이번 시즌 포체티노 감독이 경질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이번 시즌도 챔피언리스리그 진출 티켓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여전한 강팀이다.
지금 세계 최고의 리그를 뽑으라면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스페인의 라리가 둘을 뽑을 수 있다. 세계 최상위 리그 중 하나에서 뛰고 있다. 그리고 그 리그에서도 꾸준히 4위 이내의 성적을 거두는 팀이 토트넘이며, 바로 그 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는 선수가 바로 "손흥민" 선수다.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해오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으리라.
포스팅 제목에 대한 의문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이렇게 잘하는 손흥민 선수를 두고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한 논란이 있다. 특이하게도 손흥민 선수가 잘하면서부터 이런 논쟁은 시작되었다. 바로 "손뽕", 그리고 "손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들 사이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손뽕"은 손흥민 선수에 대한 너무나도 무조건적인 애정을 과시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반대로 "손까"는 손흥민 선수에 대해서 과하게 비판하는 사람들이다.
결론은 둘다 옳지 않다. "과유불급", 뭐든 과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뜻이다. 두 케이스 모두 과하게 자기 주장에 사로잡혀, 혹은 상대방에 대한 비방을 위해 끝까지 간 경우에 나타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보자.
1. 발단 - 손뽕의 시작
손흥민 선수가 잘하면서, 일부 팬들이 손흥민에게 패스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료 선수의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들어가서 욕설을 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기 시작, 이들이 무조건적으로 손흥민을 옹호한다는 의미로 "손뽕"이 됨. 극성팬으로 유명한 우리나라 아이돌 문화와 비슷. 또한 너무 손흥민 선수 위주로 모든 것을 해석하여 주변 사람들로부터 오글거리는 감정이 들게함.
2. 전개 - 손까의 등장
이와 더불어 손흥민 선수가 잘하는 경기와 그렇지 못한 경기에서 명확한 경기력 차이를 보이면서 손흥민의 실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손까"가 생겨남. 문제는 비판적인 시각을 넘어 무조건 적인, 혹은 비판을 위한 비판을 가하기 시작하고 누가 더 '재미있게 비판하나' 경쟁하기 시작.
3. 위기 - 논쟁의 시작
손흥민 선수와 관련한 모든 기사, 그리고 모든 경기에서 이들이 논쟁을 벌이기 시작. 서로 조금씩 과해지기 시작하여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말하고 싶은대로 말하기 시작.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비판 수위가 올라가고 특히 손흥민 선수에 대한 비판이 인격적인 비난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심화됨. 특히 최근에 있었던 손흥민 선수의 퇴장과 상대 선수의 부상 등에 대해서는 도를 넘어서는 일이 빈번히 발생함.
4. 절정(결말) -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
해설가들과 축구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객관적인 시선을 견지하려는 노력이 시작되며,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마련되고 있음. 그렇지만 아직도 논쟁은 매 경기마다 지속되고 있음.
손흥민 선수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었던 선수다. 간혹 아쉬운 모습을 보일 때도 있으나, 혹자의 말대로 "월드클래스"로 뽑혀도 손색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토트넘과 대한민국에서 빼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선수다. 우리는 괜히 온라인 상에서 돋보이고 싶은 자신의 욕심(동료선수 인스타에 욕설을 하거나, 한 두 경기를 가지고 인격적인 비난을 하는 등)으로 인해 손흥민 선수를 더 힘들게 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적절한 응원은 힘이되고, 적당한 비판은 자극이 된다. 하지만 모두 정도를 지나치면 문제다. "손뽕"도 "손까"도 도를 지나치고 있다.
나는 새벽시간이라도 손흥민 선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잠을 아껴서 경기를 챙겨보곤 한다. 모든 경기를 다 보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에 무리를 주지 않는(사실 가끔은 무리를 한다) 범위 내에서는 가급적 챙겨보고 있다. 왜냐하면 손흥민 선수 경기를 보는 것은 내 삶에 있어 하나의 즐거움이고, 멋진 활약을 하면 더할나위 없이 기쁘다. 사실 지금까지 손흥민 선수가 내게 준 기쁨만 더해도 나는 너무도 고맙고, 감사하다. 특히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경기들 같은 경우는 지금 하이라이트를 다시 봐도 소름이 돋는다.
이렇게 내 인생을 즐겁게 해주는 선수가 괜한 비판을 받는 것도 싫고, 과한 응원으로 부끄러워지는 것도 싫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인터넷 실명제가 도입되지 않는 이상, 이런 논란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많은 축구인들이 손흥민 선수에 대해 객관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런저런 부분들을 신경쓰고 있는만큼 자정작용이 일어나게 된다면 참으로 기쁠 것 같다. 하지만 어려운 일이기에, 차라리 손흥민 선수가 우리나라 인터넷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로 인해 앞으로도 좋은 활약을 펼쳐주기를 기대한다. 지금까지도 너무 큰 기쁨을 받았지만 손흥민 선수의 활약으로 앞으로 더 많은 기쁨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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