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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리뷰 (영화 등)

[PD수첩] 집 있는 사람들의 나라, 2~30대인 우리가 아파트를 살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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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0대 미혼 남성이다. 내가 가장 관심있어 하는 부분은 "내 집 마련"이다. 나는 안정된 삶을 선호한다. 안정되고 싶다.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가도 불안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있어도 마냥 좋아하지 못한다. 안정을 위한 기본 조건은 '내 집'을 갖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안정'은 주관적인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집이 있어도 불안정하다고 느낄 수 있고, 누군가는 집과 직업이 없어도 안정된다고 느끼고 있을 수도 있다. 내가 집을 마련하면 안정된 감정을 느낄 것인지, 아니면 그래도 계속 불안해 할 것 인지 알 수 없다. 왜냐면 나는 아직 내 집을 가져본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이런 각박한 세상 속에서 믿을 수 있는 내 집이 있다면 어느 정도 안정된 감정을 가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그래서 나는 일단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품고 있다. 하지만 나처럼 '내 집'에 대한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2~30대들은 요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까. 글쎄, '내 집'마련을 위한 집 값은 내가 잡을만큼 모으면 오르고, 또 모으면 그보다 더 오르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파랑새같다.

몇 년 전에는 그래도 무리하면 대출을 끼고 어떻게든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내 모든 것을 쏟아부어 집을 샀는데, 내가 사자마자 치솟은 집값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될지 모르니까. 그래서 당장 내 돈이 아닌 최대한의 대출을 통해 집을 사는 일은 계속 망설여진다. 그리고 이미 너무 많이 올라서 시도조차 할 수 없어진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실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포스팅을 해보고자 한다. 바로 'PD수첩'이다. 2020년 신년 기획으로 "집값"에 대해 다루었고, 2부작으로 나누어 방영하였다. 1부의 제목은 '당신이 아파트를 살 수 없는 이유'이다. 도저히 보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 제목이다. 그리고 2부 제목은 '집 있는 사람들의 나라'였다. 이런 1부의 제목을 보고 감탄했는데, 2부의 제목이 한 수 위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너무 잘표현한 문장이 아닌가 싶다. 기존에 대한민국을 수식하는 문장으로 "부자들이 살기 좋은 나라"도 좋은 문장이지만 너무 포괄적이다. 그래서 괜히 분란을 조장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집 있는 사람들의 나라'라는 말은 군더더기가 없다. 더 이상의 논란도 없고, 굳이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도 않다. 그냥 자조하게 된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너무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저런 직책 맡으면서 부동산으로 많이 버셨다는 강길부 의원

 

더 많이 버셨을겁니다 아마

1부와 2부를 모두 보았다. 사실 색다른 내용이 있지는 않다. 그리고 알고 있던 내용이 주를 이룬다. 또한 다소 자극적인 내용 위주로 부각시켰다. 어쨌든 간단히 내용을 요약해보자.

 

1. 집값이 올랐다, 올라도 너무 비정상적으로 올랐다
반포에 자리 잡고 있는 떡볶이 가격을 빗대어 설명했다. 떡볶이 가격이 8배 오르는 동안 4~50배 이상 상승한 집값, 과연 정상일까? 

2. 집값은 왜 이렇게 터무니 없이 올랐을까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있는 자들에 의해 이렇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건설교통부 차관 등 주요직을 역임하면서 서울 주요 지역에 부동산을 구입한 "강길부" 의원을 들 수 있다. 이 분은 울산에서 국회의원하면서 울산에서는 전세집에 산다. 하지만 서울 강남에는 집을 3채나 보유하고 있다. 이 사람뿐 아니라 국회의원들 300명중 75명이 강남3구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국회의원은 공인이기 때문에 이렇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국회의원만이 아니다. 그 밖에 주요 공직자나 연예인 등도 마찬가지로 알짜배기 땅에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그들은 집값이 오를 줄 알았고, 미리 구입해서 이익을 취하고, 그로 인해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오르는데 한 몫을 하였다.

3. 정부의 실책 
2014년 빚을 내서 집을 사는 정책 시행을 독려했다. 그 결과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결과는 집을 샀던 사람만 이득을 봤다. 집을 사지 않은, 혹은 못한 사람들은 앞으로 '내 집 마련'은 말 그대로 꿈으로 남겨둬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4. 서울도 모자라 이젠 이들이 지방으로 내려간다
창원을 예로 들었다. 실업자가 넘쳐나는 도시인데, 이 지역에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투기꾼들이 몰리고 있다. 결국 손해보는 것은 실제로 거주해야할 사람들이다.

5. 법과 정책상으로 문제가 있다
뉴욕의 집과 비교한다. 뉴욕은 집값이 점점 내려간다. 보유세가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점점 오른다. 정책적으로 문제가 있다. 또한 극단적인 대출 정책도 역시 비정상적이다. 지금 다시 잡는다고 하지만, 정부가 투기꾼들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정책은 대놓고 있는 사람들에게 불로소득 권한을 주었다.

6. 아파트로 점점 불평등해지는 세상은 막아야 한다, 그런데 가능할까?
'PD수첩'팀이 내린 결론은 이렇다. 하지만 실질적인 대한민국 현실에서 이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너도나도 아파트만 바라보는 세상이다. 이미 이득을 취한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갈등이 심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이미 신뢰를 잃은 정부가 어떤 정책을 쓸 것인지, 그리고 특히 본인들이 기득권인 상황에서 스스로의 손해를 감수하는 정책을 과연 실행할 것인지 의심된다.

방송 다시보기는 아니지만, 제작한 PD들의 코멘터리를 첨부한다. (1부와 2부 각각 첨부한다)

1부 우리가 아파트를 살 수 없는 이유 코멘터리
2부 집 있는 사람들의 나라 코멘터리

내용을 요약하면 위와 같다.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오른 이유를 요목조목 짚어나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익을 취한, 그리고 불법은 아니지만 부당하게 이득을 취한 사람도 함께 지적한다. 보유세를 강화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긴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과연 가능한 일인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마지막에 나온 분이 공감간다. 지금이 비정상적인 가격이라는 것을 알지만 무리해서 아파트를 샀다. 8억8천만원을 주고. 자신의 소득에 비해 굉장히 무리를 했다. 하지만 지금 사지 않으면 평생 사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고 한다. 이 분은 과연 옳은 선택을 한걸까. 나도 저런 선택을 해야하는 것일까.

남의 일이 아니다, 나의 그리고 우리의 일이다

2020년 시작과 함께 봤던 PD수첩은 씁쓸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어쨌든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은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을 꾸고 있다. 이들의 꿈이 공정하게, 그리고 이룰 수 있는 꿈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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