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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리뷰 (영화 등)

드라마 스토브리그, 그리고 영화 머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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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관심이 가는 드라마가 생겼다. 스포츠와 관련한 드라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는 축구다. 보는 것도 좋아하고 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리고 관련 콘텐츠를 찾아보는 것도 좋아하고, 축구 게임을 하는 것마저 좋아한다. 이렇게 축구를 좋아하지만, 이번에 내가 좋아하게 된 스포츠 드라마는 축구에 대한 드라마가 아니다. (일단 축구에 대한 드라마는 방영하지 않기에...) 우리나라에서는 축구와 대립각에 놓여 있는 야구에 대한 드라마다. 아이러니하게 드라마의 티저 포스터는 "이것은 야구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야구에 대해 몰라도 충분히 볼만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반은 맞지만, 야구를 알거나 좋아하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는 점에서 반은 틀리다. 야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야구에 대해 알고 있는 내가 보기에 충분히 재미있는 드라마다. 그리고 대부분 드라마가 배우들이나 이런저런 마케팅 효과로 인해 초반에 시청률이 높고 회가 거듭되면서 시청률이 내려가는 것에 반해, 스토브리그는 1회 시청률이 5.5%였으나 6회까지 방영한 지금 14%까지 시청률이 2배 이상 상승했다. 지금까지 이런 드라마가 지금까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높은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회가 거듭할수록 한 번도 시청률이 내려간 적이 없다.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자면 많은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다. 남궁민을 중심으로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 스포츠 드라마라는 것만해도 이미 독특한데, '야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포스터 문구처럼 시즌이 개막하기전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즉 제목과 같은 '스토브 리그'에 대해 다루는 소재의 독특성, 한국 드라마의 공식인 로맨스를 빼고 스토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우선 지금까지는), 케이블에서 이미 경쟁력을 입증한 금~토 드라마라로 방영하고 있다는 것 등 이야기할 것이 넘쳐난다. 아, 그리고 한 회마다 새로운 내용의 스토리가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제작진의 뛰어난 연출력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미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위의 내용들에 대해서는 나보다 더 전문적으로 다루어주고 있다. 그래서 나는 얼마전에 봤던 영화 머니볼과 비교를 해보고자 한다. 머니볼도 재미있게 봤던 영화이고, 같은 야구를 테마로 다룬다는 것과 선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단장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부분이 닮아 있어서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순서가 그다지 맥락이 있는 것은 아니니 참고.. 아니 이해해주길 바란다)

구분 스토브리그 (2019~20) 머니볼 (2011)
제작 형태 드라마 영화
실화여부 가상의 팀, 가상의 인물
- 모든 틀은 현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이야기는 소설적인 요소를 넣은 전형적인 드라마
실화, 실존인물
- 실화를 충실히 재연하는, 드라마보다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영화
핵심 주제 外 이야기
(로맨스 등)
로맨스보다 재벌가와 관련한 내용 등 다소 한국적인 이야기 포함 (소설적 요소)  거의 없음
캐릭터 구성 단장의 압도적인 개인 능력을 중심으로
팀의 모든 것을 바꾸어 나감
구단의 재정난으로 어쩔 수 없이
시스템의 변화를 시도하는 단장
한국에서의 흥행 지금까지는 성공, 더 성공할 것으로 예상 다소 실패 
흥행 및 비흥행의 이유 소재, 연기력, 스토리 라인 현실 기반의 다큐멘터리
주요 타깃 야구와 스포츠에 대한 흥미 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사람 야구와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
원작 영화 머니볼, 웹툰 GM 실화 배경

이렇게 비교하고 보니 머니볼이 다소 부족한 콘텐츠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머니볼은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 흥행 성적은 안좋았지만, 영화 머니볼도 개봉 당시 독특한 소재로 많은 이슈가 되었던 작품이다. 다만 너무 현실적으로 내용을 구성하다보니 러닝타임 동안 몰입도를 유지하기 어려웠고, 극장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기에 적절한 영화가 되지 못했을 뿐이다. 같이 보기 좋은 영화라기보다 혼자 보기 좋은, 매니아층을 위한 영화가 되고 말았지만. 

하지만 분명 영화계에 있어서는 흥미로운 시도였다. 다소 외면받는 테마였던 스포츠, 그리고 스포츠에서 선수가 중심이 아닌 단장이 중심이 되는 스토리로 만들어진 영화였으니까. 아쉬운 흥행 성적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을 정도로 영화계에 새로운 장르를 열어줬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스토브리그가 만들어지기 위해 머니볼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SBS라는 지상파 방송사에서 파격적인 주제의 드라마를 시도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머니볼의 존재이다. 머니볼은 이를 어떻게 가다듬어야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연구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되었다. 즉, 지금 스토브리그의 성공은 영화 머니볼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머니볼은 끝났고, 스토브리그는 계속되고 있다. 스토브리그가 지금까지의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길 기대한다. 조금 더 나아가, 개인적으로는 축구 드라마나 영화도 나왔으면 좋겠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Football Manager가 엄청난 인기를 거두고 있다는 측면에서 축구의 이적시장이나 구단간의 관계 등을 다룬 이야기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스토브리그를 시청해볼 것을 권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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