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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일기와 칼럼 사이)

놀면 뭐하니 위드유, 인생 롤모델 유재석 (Feat. 어머니 자전거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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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 위대한 사람을 말한다. 어릴 때 위인전을 읽으며 처음엔 그들처럼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꿨던 것 같다. 그들은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 그냥 그 세상 속에 사는 사람이라 여겨졌고, 내 삶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그냥 세상엔 참 대단한 사람이 많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삶의 지표로 삼고싶은 롤모델을 위인 중에서는 찾지 못했다.

조금 나이가 들면서 위인들은 잊혀져 갔고, 내 삶에 영향을 주는 사람을 동경했다. 유재석이었다. 무한도전에 나오는 유재석이 그랬다. 아니, 사실 그때는 무한도전의 모토가 내게 큰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명확하지 않은 목표속에 그저 공부만을 하는 내게 하루하루 그 시간을 견뎌낼 힘을 주었던 것 같다. 평균이하 6남자가 무모한 도전을 해낸다는 그 모토아래 이런저런 일들을 해내는 무한도전 출연진에게 많은 자극을 받았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어느 순간 무한도전의 리더 유재석이라는 인물의 매력에 빠졌다. 그냥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존경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렇게 유재석은 롤모델이 되었다. 그와 닮기 위해 노력했다.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세상을 밝게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자 한다.

유재석은 대중에게 잘알려지기 전에는 힘든 신인시절을 겪었다. 기나긴 무명시절을 이겨내고, 끊임없는 노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그는 국민 MC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높은 자리에 올라섰지만 변하지 않았다. 한결같이 주변 사람을 배려한다. 당신은 잘하고 있다고 독려한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기쁨을 주고 싶어 한다.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한다.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러한 일들을 통해 본인이 위로 올라가고자 하는 욕심을 내지 않는다. 하나같이 대단한 일들이다. 지금은 유재석이 하고 있는 일들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안다.

하지만 어릴 때의 나는 건방진 생각을 했다. 유재석이 하고 있는 것들이 조금은 평범하게 느껴졌고, 나도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냥 초심을 유지하면서, 배려하면 되는건줄 알았다. 하지만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볼수록, 유재석이라는 사람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면 볼수록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유재석은 능력을 인정받아 높이 올라갔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그 자리에 올라가면 사람은 변한다. 사람이란 것이 그렇다. 그렇지만 유재석은 초심을 잃지 않는다. 국민MC로 거듭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그렇지만, 그의 태도와 자세는 한결같다. 언제나 진심이다. 그리고 스스로 압박을 많이 받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은 그러면서 하나 둘씩 초심을 잃어가고, 자신의 자리에 익숙해져간다. 

하지만 유재석은 높게 올라가서도 낮은 곳에서 바라보던 시선을 그대로 유지한다. 말로는 쉬운데,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세상을 어느 정도 경험하면서 알게 되었다. 사실 불가능한 일이다. 예를 들어 엄청난 발견을 해낸 과학자도 대단하다.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유재석은 우리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같아 보이는 일을 한다. 그래서 생각보다 대단해보이지 않지만, 사실 불가능한 일을 해내고 있다. 한결같은 배려와 존중의 자세를 가지고 있다. 어떤 주변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고민하고 또 노력한다.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보다 작게 보이는 옳은 일을 꾸준히 하는 유재석에게 나는 아직도 큰 감명을 받는다. 

무한도전이 종영하면서 유재석에 대한 이런 생각들을 잊고 살다가 얼마전, '놀면 뭐하니'에서 어머님께 자전거를 가르쳐드리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금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하는데, 그게 사람을 움직인다. 진심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마음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마지막에 어머니가 혼자 자전거를 타는 장면에서는 거의 눈물이 날 뻔했다. 큰 이야기가 담긴건 아닌데, 그냥 그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예전에는 롤모델로 삼으면서 유재석을 닮아보고자 노력했지만 이제는 그런 건방진 마음은 없다. 유재석은 그냥 유느님이다. 내가 감히 어떻게 흉내낼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이제는 존경을 넘어 팬이 되었다. 그냥 건강하게 계속 TV에서 그런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나의 롤모델이자, 위인이자, 스타인 유재석, 유느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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