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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리뷰 (영화 등)

넷플릭스 개봉 영화 승리호 후기, 악역의 입체감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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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대를 모았던 웹툰 원작의 영화, 승리호가 넷플릭스를 통해 2021년 2월 5일 개봉, 아니 출시되었다. 개봉 후 바로 보지는 못하고 설연휴를 활용해서 봤다. 그에 대한 후기를 자세히 쓰기 전에, 한 줄로 영화 전체를 관통 해내야 하는 고난이도 스킬인 '한줄평'에 감히 도전 해보고자 한다. 

"대한민국 영화의 새로운 도전, 하지만 도전과 성공은 별개의 영역이다"

써놓고 보니, 그렇게 잘쓴 한줄평은 아닌 것 같다. 한줄평은 쉽지 않은 영역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영화의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새롭고 기대 이상의 장면을 많이 보여줬지만 그것만으로 성공이라 평가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을 담아낸 한줄평이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우주 SF가 거의 없었던 것을 감안했을 때, 300억 내외의 예산으로 승리호만큼의 비주얼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은 분명 인정할만한 성과이자 큰 도전이다. 그렇지만 그 도전을 빼면 아쉬움이 많은 영화이다. 송중기와 김태리, 그리고 진선규와 목소리만으로도 존재감을 보여주는 유해진까지 좋은 배우들이 한 가득 출연했다. 그렇지만 그들의 연기력을 제대로 살펴볼만한 내용이나 장면이 없다. 우주영화라는 새로운 도전에 비해 아쉬운 점 위주로 영화를 살펴보자.


1. 악역의 입체감이 부족하다 (다크나이트)

요즘 영화에서 악역은 단순히 나쁜 역할을 넘어선다. 악역이 매력있는 조연을 넘어, 입체감있는 악역은 영화 전체를 살리기도 하니까. 그리고 오히려 주인공보다 더 강한 이미지를 남기는 경우까지 있다. 기억에 남는 악역으로는 '다크나이트'에서 히스레저가 연기한 "조커", 그리고 '설국열차'에서 틸다 스윈든이 연기한"메이슨"이 있다. 악역의 캐릭터가 너무 입체적이어서 그가 악하게 태어난 것인지, 그를 악하게 만든 사회가 잘못된 것인지, 그리고 정말 이 영화에서 조커가 악역이 맞는 것인지 조차 혼란스럽게 만드는 매력적인 악역이다. 또한 설국열차에서의 메이슨은 연기력을 통해 강한 이미지를 남겼다. 송강호를 비롯해 좋은 배우들이 등장하지만, 나는 영화가 끝나고 틸다 스윈든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만큼 그의 연기는 강렬했다. 

 

하지만 '승리호'의 악역을 담당한 "설리반", 리처드 아미티지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연기를 탓할 부분은 아니다. 대체적으로 부족했던 승리호의 외국인 배우들에 비해 좋은 연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캐릭터 자체가 입체적이지 못했다. 내용 전개상 조금 더 "설리반"과 그의 배경에 대해서 설명했다면 보다 밸런스있는 스토리가 완성되지 않았을까 싶어서 아쉽다. 스토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악역을 통해서라도 반전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승리호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2. 배우들의 캐릭터가 아쉽다 (가디언즈오브갤럭시)

위에서 이야기한것처럼 영화 '승리호'에는 정말 좋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이 배우들은 단순히 외모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연기력으로도 한가닥 하는 배우들이다. 그렇지만 영화 내용에서 이들이 제대로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승리호'가 배우들의 연기보다 우주라는 배경을 토대로 보여주는 장면들을 통해 매력을 보여주는 영화라는 점은 이해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좋은 배우들을 캐스팅해놓고, 가장 화제가 되는 배우가 아역배우인 꽃님이(박예린 배우)라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비교할 영화로 '가디언즈오브갤럭시'가 있다. 같이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인데, 이 영화는 멋진 우주 배경을 보여주면서도 캐릭터를 살렸다. 그루트와 드랙스 등 캐릭터들이 영화가 끝나도 기억에 남는다. 살려낼 수 있는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배우들의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장면들이 많이 있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런 요소가 그다지 드러나지 않는다.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노력을 안한건 아닌데 그 노력이 성과가 나지 않는 노력에 그쳐버렸다.  

3. 스토리의 완성도가 아쉽다 (킹스맨:시크릿에이전트)

다들 이야기하는 부분이라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스토리가 정말 부족하다. 애초에 이 웹툰을 굳이 영화로 만들었어야 했나 싶다. 매력적인 부분은 우주라는 배경 정도였던 것 같은데, 굳이 이 스토리로 영화를 만들어야했을까 싶다. 사람들은 이 영화를 우주 배경때문에 '가디언즈오브갤럭시'와 많이 비교한다. 하지만 나는 이상하게 '킹스맨:시크릿에이전트'가 떠올랐다. 

인구문제라는 공감할만한 주제를 가지고, 스토리를 전개시켜나갔다. 그저 히어로물인줄 알았지만, 영화의 스토리에 공감이가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고 덕분에 전체적인 재미를 가져갔다. 승리호도 메인 테마자체는 나쁘지 않다. 환경문제는 요즘 가장 관심갖는 부분이니까. 하지만 스토리의 개연성이 좀 떨어진다. 아니 많이 떨어진다. 그래서 이 어설픈 스토리 전개에 다들 '그럼 그렇지 뭐'라는 생각을 하며 영화를 보게 된다. 

아무리 멋진 CG와 볼거리가 나와도 뻔한 스토리에서 영화는 성공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조금 더 스토리의 완성도와 밀도에 신경을 썼다면 더 좋은 영화가 나왔으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한 승리호는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순항하고 있다고 한다. 비주얼적인 부분에 강점이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그런 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극장에서 개봉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런 점은 아쉽긴 하지만 넷플릭스에 판매할 수 있었기에, 어려운 시점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은 제작사와 배급사에게 오히려 잘된일 일지도 모른다.

이번 승리호의 도전이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도전이 없으면 성공도 없다. 이런 도전들이 모여 성공하는 영화들이 탄생하고 영화가 발전하는 것 같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볼만한 부분 위주로 승리호를 봐주시고 응원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킬링타임용 영화로는 분명히 가치가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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