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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리뷰 (영화 등)

[삶은 토마토] 인생은 애매함의 연속 , By 캐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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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토마토'라는 제목은 정말 잘지은 제목이다. 먹을 것을 주제로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이 작품에는 더할나위 없다. 달짝지근한 삶아진 토마토를 의미해도 자연스럽고, 삶을 인생으로 해석하고 토마토를 채소와 과일 그 어떤 범주에 넣기 애매한 존재라는 뜻으로 의미부여해도 좋다. 이중적 의미가 이렇게 잘맞아들어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렇게 이중적인 의미를 사용할 때는 대부분 숨어 있는 뜻이 메인 주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삶은 토마토'의 경우는 2가지 의미가 모두 메인 주제로 사용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제목에 대한 칭찬은 이 정도로 해두고,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 작품은 내가 두 번이나 구매한 작품이다. 한 번은 온라인으로, 또 한 번은 종이책으로 구매했다. 이 작품이 책으로 나오기 전에 '레진코믹스'라는 채널에서 웹툰으로 연재했었다. 웹툰이 완결된 이후 너무 기분좋게 읽었던 작품이기 때문에 소장하고 싶어서 결제를 했다. 모든 작품을 결제했기 때문에 2만원 가까이 돈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마음이 지칠 때마다 이 작품을 찾아 읽었다. 결코 돈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었고, 처음으로 결제해서 소장했던 웹툰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작품을 레진 코믹스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종이책으로 출간하면서 레진코믹스에서는 더 이상 서비스하지 않는 작품이 되어버린 것 같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barcode=9788965135401

 

삶은 토마토 - 교보문고

레진코믹스에서 ‘시를 닮은 이야기’라는 호평을 받으며 연재된 70편의 에피소드 중 14편을 엄선한 캐롯의 옴니버스 웹툰 『삶은 토마토』. 지나갔거나 혹은 지나가는 중인 달콤 쌉싸래한 사랑

www.kyobobook.co.kr

아쉽지만 받아들이기로 했다. 충분히 내가 소비한 돈의 가치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나는 아마 이 작품에 중독 된 것 같다. 살다보면 이 작품을 읽고 싶은 날들이 온다. 특히 내 존재가 다소 무의미해지는 그런 순간 말이다. 단편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읽기 쉽고, 몇 개의 작품만 읽으면 기분이 나아졌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책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30년 넘게 절약이 몸에 베었다. 그리고 절약을 넘어 궁상맞게 사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인생이 생각보다 길지 않은데 몇 번의 궁상 맞음으로 기회를 놓친적도 많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이런 궁상맞음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서 책을 사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사는데 굳이 돈을 아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책을 사고, 금방 책이 도착했다. 책을 읽지 않았음에도 기분이 좋아졌다. 이 책은 내게 그런 책이다. 자, 그러면 이제 책의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한다. 이 책은 음식을 매개로 하여 우리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나처럼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는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에는 총 14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웹툰에는 정확하지는 않으나 70편 가량의 에피소드가 있었다고 한다. 나는 그 중에서 2개의 에피소드가 특히 기억에 남는데 다행스럽게도 그 2개의 에피소드는 모두 책에 담겨있다. '사브레'와 '쌀밥'이다. 

먼저 사브레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볼까, 사브레는 내가 좋아하는 과자이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평생을 약속한 연인이 있다. 이 연인은 4시가 되면 사브레와 커피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 연인은 이 시간을 기억한다. 아주 오래 기억한다. 둘 중에 한 명이 떠났으나, 남은 이는 이 시간을 기억하며 혼자서도 4시가 되면 커피와 사브레를 먹는 그런 이야기다. 내가 쓴 내용이 스토리의 전부다. 그렇지만 이 짧은 이야기를 이렇게 무미건조하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 캐롯의 '삶은 토마토'다. 우리 마음 속에 깃들어 있는 사랑과 그리움을 끌어내는 힘을 가진 작품이다.

인트로

'쌀밥'은 느낌이 좀 다르다. 흔히 말하는 남사친과 여사친이 대화를 나누는데, 나는 그들의 대화 장면을 읽고 있으면 마치 영화 '비포선셋'을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남자와 여자의 대화는 유려하고, 매력적이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쌀밥으로만 가능한 위로가 있다는 부분이다. 기쁠 때는 화려하고 좋은 것을 떠올리지만, 우울할 때는 흰 쌀밥만이 가능한 위로가 있다고 여자가 독백을 하는 장면. 이 장면은 내가 우울한 감정이 들 때마다, 떠오른다. 그래서 흰 쌀밥을 먹어야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며 뜨거운 흰 쌀밥을 목구멍으로 넘기면 정말 위로가 된다. 흰 쌀밥만이 가능한 위로는 정말 있다.

난 이 2개의 작품이 떠오르지만 당신에겐 또 당신의 작품이 있을 수 있다. 14개의 작품이 모두 각기 다른 매력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집에 놔두고, 한 편씩 한 편씩 이 책을 읽는다면 당신의 인생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소개하고 싶은 책, '삶은 토마토'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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