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콘텐츠 리뷰 (영화 등)

[이터널 선샤인, 2004)] 종종 생각나는 영화 (미셸 공드리)

반응형

2020년 4월이 끝났다. 부처님 오신날을 기점으로 연휴가 시작되었다. 특별한 계획은 없다. 다만 해야할 일이 있다. 감정의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 그간 나름 많은 감정 에너지를 소모했고, 또 다른 누군가의 감정 또한 소모하게 만들었다. 그렇기에 다시 충전을 해야 한다. 감정 에너지마저 없으면 안그래도 건조한 내 삶이 더욱 팍팍해지니까. 

그래서 영화를 봤다. 내가 선택한 영화는 "이터널 선샤인"이다. '짐 캐리'와 '케이트 윈슬렛'이 주연으로 출연했으며 '미셸 공드리'가 감독이다. 흔히 어린왕자와 비교되는 영화다. 처음 봤을 때보다 두 번째, 세 번째 볼 때 더욱 매력적인 영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린왕자가 인생의 경험이 쌓이면서 더 크게 와닿는 것처럼, 이터널 선샤인도 사랑의 경험이 쌓여야 더욱 큰 울림을 느낄 수 있다. 그 중독적인 울림은 종종 이 영화를 생각나게 만든다. 꼭 이별을 하지 않아도 종종 생각나서 찾아보게 되는 영화이며, 이별의 상처가 생기면 꼭 보게되는 영화다. 거창하게 영화리뷰라 하기는 그렇고, 가볍게 영화에 대해서 끄적여보고자 한다. 


1. 기억 속 아련하게, '몬타우크'

평소 이탈을 즐기는 성격이 아닌 조엘(짐캐리)이다. 하지만 무언가에 이끌리듯 회사로 가는 기차가 아닌, '몬타우크'로 가는 기차를 타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하지만 무언가 중요한 것이 있을 것 같던 '몬타우크'의 겨울바다에는 아무것도 없다. 공허하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다. 그렇지만 조엘은 본인도 모르게 자신이 찾고 있는 것을 찾았다. 비슷한 감정에 이끌려 같은 날, 몬타우크로 왔던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을 만난 것이다. 

그들은 기억을 지웠지만, 아련하게 서로를 남겨두었다. 

2. 꼭 한 번 누워보고 싶은, 얼어붙은 '찰스 강'

전반적으로 영화의 영상미가 뛰어난 편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이 장면은 눈에 띄게 기억에 남는다. 아름답다.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얼어붙은 찰스 강에 가서 손잡고 같이 누워있는 장면이다. 누워서 그들은최고로 행복하다는 내용의 대화를 나눈다.

대사가, 장면이, 배우들의 눈빛이 로맨틱하게 기억에 남는다. 살면서 한 번쯤 해보고 싶은 경험이다.

3. 그들은 다시 행복할 수 있을까, '집에서 함께'

사랑해서 연인이 되었지만, 그 사랑이 꾸준히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시시각각 변하는 인간이니까 말이다. 사랑했다가 증오하기도 하며, 완전히 이해했다고 생각했으나 갑자기 도저히 알 수 없어져버리기도 한다. 그게 사람들의 사랑이고, 살아가는 모습이다. 애정의 깊이가 크면 결국은 그런 것들을 이겨낼 수 있다. 하지만 애정의 에너지가 다 떨어지면 가장 사랑했던 사람은 철천지 원수가 되기도 한다.

기억을 지우고, 그들이 사실은 얼마나 증오했는지를 알았다. 그래도 그들은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그리고 다시 집에서 함께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헤어지는 연인들은 대부분 같은 이유로 다시 헤어지곤한다.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행복할 수 있을까. 영화에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결말은 우리 상상 속에서만 존재한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소모된 당신의 감정을 영화로 충전하고자 한다면 '이터널 선샤인'을 추천한다. 분명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만약 당신의 사랑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면, 이별의 아픔을 겪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오늘의 내게도 큰 힘이 되어 주었다. 종종 생각나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