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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일기와 칼럼 사이)

별로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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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테스트를 할 때 보통 두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첫 번째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적절하게 대답을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본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모습으로 답변을 하는 경우다. 심리테스트는 아니지만, 나는 두 번째 경우에 해당하는 것 같다.

나는 내가 조금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블로그 이름도 "괜찮은 사람"으로 정했다. 그런데, 내가 괜찮은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다. 나는 '별로인 사람'인데, '괜찮은 사람'이고 싶은 욕심이 있는 사람이다. 지금의 나는 '괜찮은 사람'이 아니다. 별로인 사람이다. 참으로, 별로인 사람. 

뒤돌아보면 '괜찮은 사람'이었던 적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내려오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과거의 기억으로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으로 여기고자 했는데, 오늘 '별로인 사람'이라는 것을 명확히 느꼈다. 나는 참 별로다. 그리고 별로인 와중에 오늘은 특히 별로다. 못났다.

점점 작은 사람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우물 밖으로 나온 개구리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우물 안을 그리워하는 느낌이다. 앞으로 나는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지금으로서는 지금보다 더 '별로인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한 걱정을 해야할 것 같다.

올해가 시작할 때, 이래저래 이루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이 되고자 했는데, 나는 아직 멀었다. '별로인 사람'의 별로인 하루가 끝나간다. 여러모로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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