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준비할 때, 나는 운전면허증밖에 자격증이 없었다. 학점은 무난했고, 영어 점수는 낮았다. 내세울게 없는 이력서에, 칸을 채워줄 자격증마저 많지 않았다. 불안했다. 자격증을 더 따야하나 고민했다. 그래서 컴활을 따려고 했다. 하지만 따지 않기로 했다. 자격증 칸을 한 줄 늘리는 것이 그다지 도움되지 않는다는 결론이었다.
자격증 취득을 위해 시간을 버리지 않았다. 대신 그 시간에 지원하는 회사에 맞춰 자기소개서를 조금 더 디테일하게 작성하고, 회사에 대한 사전 정보를 취득하는데 집중했다.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그게 먹혔다. 나는 별다른 자격증없이 취업에 성공했다.
내 자랑을 하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격증에 대한 환상을 갖지 말라고 하는 이야기다. 자격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직무가 있다. 그리고 결정적인 자격증들이 있다. 특히 공무원이 되기 위해 준비할 때 이런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는 무조건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그렇지만 일반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자격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까? 그렇지 않다. 일반 기업에 들어갈 때, 자격증은 대부분 그저 한 칸의 자격증란을 채우는 역할 밖에 하지 못한다. 취업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는 있지만 결정적인 요소가 되지 못하고, 특정 자격증을 보유했다고 해서 더 좋은 대우를 받는 일은 거의 없다.
공무원 시험 준비가 아니라면 굳이 자격증은 필요 없다. 일반 회사를 준비한다면 말이다. 마찬가지로 MD 취업을 위해 자격증을 준비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내가 보기엔 그렇다. 기본적으로 MD 업무를 위한 마땅한 자격증이 없다. 왜 없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MD가 하는 업무가 회사마다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그 경계를 구분짓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나마 MD취업을 위한 자격증으로 언급되는 것으로 '패션머천다이징산업기사'가 있다. 나름 국가 자격증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격증이다. 그렇지만 위에서 이야기한것처럼 이 자격증을 'MD자격증'이라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아무도 그렇기 보고 있지 않다. 쉽게 말해 MD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자격증이다.
게다가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도 까다롭다.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실기시험까지 합격해야 한다. 또한 범위도 넓다. 패션 소재부터 유통, 판매 전략까지 공부해야 취득이 가능하다. 즉,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현업에서 이 자격증이 그렇게 대우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회사에 취업하고자 하는 분들은 이 자격증을 취득하는 일이 조금은 시간낭비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여기서 배우는 내용들이 실무에 도움이 되느냐, 그것은 또 아니다. 각 회사마다 MD의 업무를 너무도 다르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MD는 그 회사에 들어가서 그 회사의 방법대로 움직여야 한다. 기본적인 이해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실무에 도움되기는 어렵다.
MD 자격증에 대해 요약하면,
1. 생각보다 취득이 어렵다
2. 취업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3. 현업에마저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의견이고, 해당 자격증을 취득한 분들을 나쁘게 이야기하려는 의도는 없다. 그리고 아마 이미 취득한 분들은 일반 취업이 아니라 공직과 관련된 부가점수를 얻기 위해 취득하셨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론은 일반 MD로 취업을 하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하는 일은 비효율적라는 것이다.
그 시간에 본인에게 맞는 회사를 찾아서, 그 회사에 대해 더 정확히 알아보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MD분야로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좋은 결과 얻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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