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없이 뛰어 놀던 시절이 있었다. 내일은 뭐하고 놀아야 더 재밌게 놀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했던 나날들이다. 그런 나날은 어느 새 지나갔다. 그리고 교복을 입고 학교에 앉았다. 교복을 입은 학교에서는 대학에 가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대학교에 들어갔다. 대학교가 무엇인지, 무엇을 배워야 하는 곳인지 제대로 파악도 하기 전에 우리는 대학교 이후의 삶에 대해 고민해야 했다. 직업을 가져야 했다. 취업을 해야했다.
그래서 스펙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스펙'은 영어 점수나 대외 활동, 학점과 같은 것을 총망라하는 단어다. 그 '스펙'에 따라 취업을 하게 된다. 누구는 대기업에 가고, 누구는 중소기업에 간다. 그렇게 들어간 회사를 다닌다. 처음엔 정신없이 다닌다. 하지만 그렇게 몇 년이 흐르면 누구나 '이직'에 대해 생각한다. 회사의 크기와 관계없이 모든 직장인이 하는 고민이 바로 '이직'에 대한 고민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신이 이직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당신이 좋아하는 동료도 이직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그리고 당신이 싫어하는 그 상사도 이직에 대한 고민을 했었다. 그리고 당신이 답답해 하는 그 후배도 언젠가 이직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이다. 즉, 모두가 그렇다.
모두가 이직에 대한 고민을 하지만, 그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누구는 사람때문에 고민을 하고, 또 누군가는 승진이나 급여로 고민을 한다. 다른 이는 본인의 담당 업무나 직무 등으로 이직에 대해 고민을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히게 되어 이직을 결심하게 된다. 이직을 결심할 때 생각해야하는 것들에 대해서 소소하게 이야기를 해보자.
1. 감정적인 결정은 아닌가
주로 사람과의 관계가 문제가 되었을 때, 이런 결정을 하곤한다. 상사와의 대립이나 유관부서와의 갈등이 일반적이다. 가끔은 사내연애나 친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로 인한 이직 결정도 있다. 슬기로운 사람은 이성과 감성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람관계에 있어서는 감정이나 감성이 중요한 순간이 많다. 그렇지만 그로 인한 이직에 대한 결정은 이성적일 필요가 있다. 우리 삶에 있어 직장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에게 직장은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결정해서는 안된다.
이직에 대해서만큼은 이성적으로 생각을 해야 한다. 순간적인 결정을 하고 섣불리 이야기하면, 후회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감정은 잠시 접어두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린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2. 현재보다 좋은 조건인가
이직은 리스크가 있다. 거기서 만나게 될 사람, 업무, 장소 등 모든 것이 새롭다. 새로운 것은 좋은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허다하다. 그리고 문화가 바뀌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것에는 또 시간이 걸리고 그 문화와 내가 맞을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즉 모든 것이 리스크다.
그렇기 때문에 이직을 결정할 때는 기본적인 조건들을 올려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직급이나 직무, 그리고 급여나 출퇴근 거리와 같은 것들이 지금보다 좋은 조건인지 따져봐야 한다. 비슷한 조건으로 이직하는 것은 무조건 손해다. 리스크를 감수하는 이유가 없다.
현재보다 좋은 조건인지, 잘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3. 이직하지 않을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는가
의사결정을 할 때,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하지 않을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직을 해야할 이유가 이래저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이미 당신이 이직을 하기로 결정한 이후의 생각일 수도 있다. 그 결정을 합리화 하기 위해 이런저런 이유를 덧붙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반대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직하지 않을 이유는 무엇인가. 좋은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그래도 회사에서 괜찮은 평판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사람에게 인정받고 있지 않은가. 안정적인 워라벨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가.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급여를 받고 있지는 않은가. 등 여러 가지 항목이 있을 것이다.
이런 항목에 적절하게 답을 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이직을 해야할 이유와 이직하지 말아야할 이유를 비교해봐라. 그렇게 결정하면 조금 더 객관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직을 결심하면 잘 준비해서 좋은 곳으로 가라. 서두르거나 조급해하지 말아라.
코로나로 인해 많은 직장인이 재택근무를 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들 했을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리고 우리 회사 사람들도 그랬으니까. 그리고 실제로 요즘 이직이 엄청 많다.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그 기간동안 생각한 결과가 이직인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 회사 사람들 은근히 능력이 꽤나 있었던 것 같다. 다들 좋은 곳으로 많이들떠났다.
나도 사실 고민했다. 그렇지만 이직은 내 답이 아니었다. 나는 우리 회사 사람들이 좋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그만하면 그만했지, 다른 곳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다. 비전이 좋은 회사라고 보긴 어렵지만 아직은 안정적이다. 내가 회사에서 잘나가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답이 없는 것은 또 아니다.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지만, 나는 이직에 대한 고민은 끝냈다. 나는 가급적 이직하지 않으려 한다.
이직도 그렇지만 이런저런 고민이 될 때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즉, 이직이 무조건 답은 아니다. 회사에 남는 것이 득인 경우도 있다. 옳은 선택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으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 결정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내는 일이다. 각자의 상황이 모두 다르다. 당신의 상황에서 충분히 고민하고, 올바르고 슬기로운 의사결정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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