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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UX 기획자, 혹은 서비스 기획자가 되어버렸다 (Feat. 노력의 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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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다니다보면 업무가 바뀌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까 익숙한 일을 하다가,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하게 되는 경우다. 그리고 익숙한 사람들과 함께했던 순간을 뒤로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야 하는 경우이기도 하다. 나는 올해 그런 상황에 처했다. 그렇지만 "처했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다른 일을 해보겠다고 선택을 했다. 그것도 한 번도 경험한적 없는 UX기획자이자 서비스 기획자 업무를 해보겠다고 선택을 했다. 나는 약 8년의 시간을 영업팀에서 보냈다. 나의 커리어는 100% 영업이었는데, 그것을 내려놓는 선택을 했다. 가히 이직의 시대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요즘, 나는 이직이 아닌 전직을 선택했다. 이직을 하면 사람은 바뀌지만, 같은 일을 한다. 전직을 하면 사람도 바뀌고 일도 바뀐다. 결코,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아무튼 나는 선택을 했다. 그 선택과 함께 나는 UX기획자이자 서비스 기획자가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답은 뻔하다. 그저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 물론 아쉬움은 있다. 내가 그동안 쌓아온 8년간의 경험이 별의미없는 경험이 되어버렸다.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3~4년만 해도 될 경험을 8년간해온셈이니까 적어도 4년은 날렸다. 잘쳐줘서 4년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다. 남들이 4년만에 해야할 일을 2년만에 해야한다. 그렇게 5년 정도 열심히 노력하면 어느 정도 날려버린 시간을 상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가지다. 우선은 시간이 흘러야 한다. 그리고 그 시간을 조금 더 깊이있게 보내야 한다. 그냥 시간이 흘러가게 두어선 안된다. 노력은 당연히 하는건데, 그 노력에 밀도를 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버린다. 머리 큰 바보로 남을지도 모른다. 이런 두려움과 함께, 나는 UX 기획자가 되어버렸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할 것은 UX기획자가 무엇인가이다. 사전적 정의라고나 해야할까, 현업에서 쓰이는 의미는 현업의 니즈를 토대로 서비스를 기획한다. 그리고 그 기획을 개발자와의 소통을 통해 세상에 내놓는다. 그게 UX기획자가 하는 일이다. 이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왜 잊지 말아야 하냐하면, 현업은 나를 기획자의 일만 하게 두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내가 하는 일은 이미 하기로 정해져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아직은 감히 내가 순수 기획을 할 수 없다. 이미 협의된 사항들에 대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저 수없이 날아오는 오류사항들을 접수하여 개발자와 소통하여 개선하는 것이다. 거기서 멈춰있다. 멈춰있으면 기획자가 될 수 없다. UX기획자는 필요한 서비스를 찾아서 개발해내야 한다. 항상 새로운 기획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매일 주어지는 일을 소홀히 할 수도 없다. 기획자이기 이전에 직장인이고, 직장인은 상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노력의 밀도를 두텁게 하기 위해서 나는 두 가지 방법을 쓰고자 한다. 첫 번째는 시간의 양을 늘리고자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늦었다. 특출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업무에 쏟는 시간을 늘리고자 한다. 당연한 일이다.

두 번째는 시간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어떻게 시간의 질을 높일 수 있을까. 그것은 남은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내야 가능하다. 무의미하게 흘러보내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쉬는 것도 그냥 쉬는게 아니라 잘쉬어야 한다. 할 일이 있을 때는, 빠릿빠릿하게 해내야 한다. 망설이고 지체하느라 시간을 낭비해선 안된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잠이 오기 직전까지 무언가를 해야 한다. 하루를 의미있게 보내면 침대에 누워 10분 안에 꿈나라로 갈 수 있다. 그런 하루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주어진 업무시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시간의 질을 높여서 하루를 보내야 한다.

지금은 누가 나에게 기획자라고 하면 아직은 어색하다. 부끄럽다. 어서 이런 느낌을 지워내야 한다. 당연해져야 한다. 당당해져야 한다. 자신있어야 한다. 방법은 노력의 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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