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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물류용어] 풀필먼트(Fulfillment), 그것이 알고 싶다 (Feat. 3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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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가 대세가 되었다. 코로나19가 결정적 요인이 되기는 했지만, 우리사회는 이미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언택트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가장 잘보여주는 지표는 온라인 쇼핑의 증가와 그 범위다. 모든 유통업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음에도 꾸준하게 두 자리수 이상의 성장을 보이는 채널이 바로 온라인이다. 그리고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 구매가 불가능한 물품이 거의 없어졌다. 아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라인 채널의 성장과 더불어 함께 주목받는 분야가 바로 '물류'다. 대표적인 기업은 아마존이다. 다소 변방에 있던 물류를 화제의 중심으로 끌고 들어온 것이 바로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넓디넓은 미국에서 당일 배송 서비스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며 미국 온라인 시장을 장악했다. 그와 함께 아마존의 물류서비스는 각광받기 시작했고, 그러한 열풍이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훨씬 적은 면적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는 아마존을 뛰어넘는 물류의 디테일도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마켓컬리로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한 새벽배송과 SSG의 시간대별 예약배송 서비스 등을 예로들 수 있다. 

상품의 차별화가 아닌 배송의 차별화로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자 물류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런 물류에 있어 요즘 가장 핫한 키워드가 바로 '풀필먼트(Fulfillment)'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키워드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업무의 이행이나 완수를 뜻하는 단어인, '풀필먼트(Fulfillment)'를 물류용어로 바꿔놓은 것은 다름 아닌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2006년, "FBA(Fulfillment By Amazon)"라고 불리는 주문처리대행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실 그 이전부터 아마존은 풀필먼트를 물류용어로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FBA서비스의 시작이 본격적인 풀필먼트의 시작이다. 지금 물류용어로서 풀필먼트는 아직 그 범위와 정의가 모호하다. 하지만 처음 아마존이 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내걸었던 슬로건 "Make More Money And , Grow Your Business Fast And, Save Time And, Delight Your Customers (더 많은 돈을 벌고, 비즈니스를 빠르게 성장시키고, 시간을 절약하고, 고객을 즐겁게 하십시오)"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지금의 풀필먼트에 대한 정의는 "상품이 창고로 입고된 이후부터 고객에게 배송되는 전 과정을 총칭하는 물류용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풀필먼트는 아마존의 슬로건을 통해 살펴볼 수 있는 것처럼, 확장성을 가지고 있는 단어다. 따라서 앞으로는 상품이 생산된 직후부터, 혹은 상품이 기획된 직후부터 고객에게 도달하는 모든 과정을 총망라하는, 즉 물류를 뛰어넘는 유통 용어로 변해나갈 가능성이 높다.

위의 정의는 다소 추상적이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풀필먼트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풀필먼트에 대해 구체적인 정의를 하자면, 고객의 주문에 맞춰 물류센터 내 제품을 입고, 적재, 관리, 피킹, 포장 및 검수, 출고, 반품관리, 양품화하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아직도 조금 어렵다. 예를 들어 보자.

나는 온라인으로 쌀을 판매하는 생산자이자 판매자이다. 나는 쌀을 판매하기 위해 쌀을 생산해서 창고에 넣어두었다. 근데 쌀이 은근히 까다로워서 습기가 없어야하고 3~15도 사이에서 보관을 하지 않으면 제품이 상한다. 창고는 이러한 조건을 유지하도록 관리도 해주고 있다. 그리고 나는 단순히 쌀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햅쌀과 보리 등도 같이 판매를 하고 있다. 따라서 제품이 섞이지 않도록 분류도 해주고 있다. 이 과정이 바로 "입고, 적재, 관리"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고객이 주문을 하면 어떤 상품을 주문했는지 확인하여 포장과 상품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여 고객에게 보낸다. 이 과정은 "피킹, 포장 및 검수, 출고"에 해당한다. 또 고객이 혹시 마음에 들지 않아 상품을 반품할 경우 이를 다시 회수해와서 상품에 손상이 없는 상태인지 확인하고 재판매가 가능한 상태로 세팅을 해두는 작업을 해야한다. 이 부분이 바로 "반품관리와 양품화"에 해당한다.

만약 내가 하나의 품목을 취급한다면 이 일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종류가 늘어나면 업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판매자가 큰 회사라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는 이런 관리가 쉽지 않다. 즉, 이러한 물류에 대한 전반적인 서비스를 대행해주는 것이 바로 풀필먼트다. 하지만 풀필먼트가 아니더라도 기존 물류서비스는 이미 존재했다. 특히 '3PL(third party logistics)'이 바로 이런 역할을 대행해왔다. 하지만 풀필먼트는 기존의 3PL보다 다소 확장된 개념이다. 3PL이 단순하게 물류를 대행해주는 개념이었다면, 풀필먼트는 여기서 데이터를 토대로 최적화와 고객만족도까지 함께 가져갈 수 있는 물류서비스다. 

그렇기 때문에 풀필먼트를 하기 위해서는 IT 기반의 창고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를 토대로,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배송 서비스를 할 수 있어야하며, 반품과 양품화 등 사후관리까지 프로세스가 구축되어 있어야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미 쿠팡과 쓱배송 등으로 인해 배송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치가 매우 높은 편이다. 이들을 만족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따라서 전문적인 풀필먼트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는 회사는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여기저기서 많은 투자를 받고 있다.


언택트 시대, 온라인 채널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유통기업인 쿠팡과 SSG는 물론이고,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기업들 마저 풀필먼트에 관심을 갖고 투자 유치, 혹은 인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미 우리나라에는 저마다 "우리가 진짜 풀필먼트다"를 자부하며, 풀필먼트를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마이창고', '위킵', 'FSS' 등이다. 또한 기존 3PL 서비스를 수행하던 택배사들도 풀필먼트까지 영역을 확장하려 하고 있는 추세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온라인 채널과 물류 서비스 경쟁. 새벽배송과 예약배송 등에 이어 어떤 물류 서비스가 등장할 것인지 기대된다. 풀필먼트를 중심으로 물류의 진화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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