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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대한민국에서 서비스기획자로 살아남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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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돌고 돕니다. 공무원 경쟁률이 100대1을 넘어가던 시대가 지나고 조금씩 그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야근과 박봉으로 인식되던 개발자들이 대우받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개발자가 대우받는 시대가 되면서 함께 주목받는 직군이 있습니다. 바로 기획직군입니다. 서비스기획자, PM, PO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죠(이하 '기획자'). 개발을 보통 건축에 비교합니다. 개발이 실제 건물을 올리는 일이라면, 기획은 설계를 담당합니다.

보통 개발자는 이과, 기획자는 문과입니다. "문송합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문과생들의 취업도 어렵고 상대적으로 이과생들의 대우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문과이면서도 이과처럼 가치가 올라간 직군이 바로 기획직군입니다. 기획직군은 개발은 하지 않지만, 개발직군과 밀접하게 일하기 때문에 회사에 따라서 개발직군으로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과와 이과 그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애매합니다. 이 애매함으로 인해 기획자라는 직군은 국가마다 다른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아예 서비스기획자 직군이 없는 나라도 있고, 무조건 있어야 하는 직군으로 생각하는 곳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아직은" 서비스기획자 직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회사들이 채용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애매한 포지션이기 때문에,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IT 기업이 아닌 이상 큰 회사에서는 임원급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이 없습니다. 또한 회사 상황이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정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긴 과도기를 지나, 필요한 직군으로 인정받기는 했지만 여전히 과도기에 있는 직군이 바로 기획직군입니다. 즉, 아직 대한민국에서 기획직군은 과도기입니다.

다시 건축의 예로 돌아가겠습니다. 개발의 설계를 담당하는 기획자, 당연히 있어야 하는 직군으로 보이지만 결정적 차이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문성"입니다. 건축설계사는 확실한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만, 기획자는 그 정도는 아닙니다. 전문성이 부족해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통해서 어느 정도는 업무를 해낼 수 있습니다. 신입사원이 바로 건축설계를 진행할 수는 없지만, 신규기획업무에 투입될 수는 있습니다. 가능하냐, 불가능하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기획자의 전문성이 아예 필요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기획자의 역량에 따라서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가 결정되기도 하고, 결과물의 현저한 차이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서 기획자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야 합니다. 

결국 그 방법은 사업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되었습니다. 기획자의 업무 경험을 통해 직접 무언가를 창출해낼 수 있는 기획을 해낼 수 있어야합니다. 회사 내에서 그런 일을 해낼 수 있다면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고, 그 경험은 회사 밖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입니다.

주니어 기획자까지는 업무에 몰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주니어기획자 단계를 넘어섰다면, 조금 더 크게 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디테일을 보는 것은 이미 주니어 시절에 마스터했어야 하는 스킬입니다. 주어지는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어떤 회사를 다니고 있느냐에 따라서 직접 사업을 만들 수 있느냐 여부는 많이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조직이건 기획자라는 직군은 결국 직접 사업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합니다. 그래야 회사 안에서도, 밖에서도 해낼 수 있습니다.

기획자로 근무하고 있는 많은 분들, 그리고 기획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을 응원합니다. 그래야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대한민국의 서비스기획자들이 더욱 힘을 가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 회사마다 기획자의 업무 범위가 천차만별인 것도 기획자가 아직 과도기에 있다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의사결정권이 없는 기획자는 허수아비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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