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웹툰을 그린다. TV에도 나온다. 그리고 40억이 넘는 건물도 가지고 있다. 기안84가 그 주인공이다. 본명은 김희민이다.
본명대신 쓰고 있는 '기안84'라는 필명은 어떤 뜻일까. 그의 필명은 그가 살던 기안동, 그리고 그의 생년 84를 붙혀서 만들었다. 기안동과 84년생을 합쳐서 '기안84'다. 그의 블로그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논뚜렁이 아름답고 여자들이 실종되는 도시 / 화성시 기안동에 살던 84년생" 이라고 자신의 필명에 대한 설명을 해두었다. 그가 무언가 자신을 설명할 때, 본인이 가지고 있는 음침함을 다소 있어보이기 위해 설명한 글이라는 느낌은 알 것 같다. 어떤 의도로 이렇게 설명한 것인지는 알 것 같긴하다. 그렇지만 얼마 전 하필 여성혐오에 시달렸을 때는 이 글이 기안84를 더욱 여성혐오로 가득한 인물로 생각하게 하는데 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https://blog.naver.com/khmnim84/90119432091(기안이 직접 운영중인 블로그)
기안84라는 이름을 쓰며 웹툰을 그리기 시작한 그는, 웹툰계에서 꽤나 굵직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오로지 그만이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감성의 웹툰들로 매니아층을 형성해냈다.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그의 대표작 '패션왕'을 비롯해 '복학왕'과 '회춘' 등 10년 넘게 웹툰을 그리고 있다. 네이버 웹툰에 다양한 작품이 있지만, 기안84의 '패션왕'도 역시 네이버 웹툰에 하나의 획을 그었다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먼저 그의 만화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자. 그의 만화는 다시 말하지만 독보적이다. 요즘도 그렇고 웹툰은 만화이기 때문에 '엽기'나 '병맛'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웹툰 중에서 그의 작품은 독보적이다. 특히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패션왕은 그 당시는 특히 새로운 느낌의 웹툰이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 많은 드라마를 본다. 수 많은 영화를 본다. 그리고 수 많은 웹툰을 봐왔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패턴이라던가 다음 스토리를 예상해볼 수 있다. 그런데, 기안84의 웹툰은 그게 되지 않는다. 도저히 예측불가다. 일반적인 패턴과 범주를 벗어나는 스토리를 보여주는 웹툰이다. 그리고 그게 먹혔다. 그렇기 때문에 기안84의 웹툰은 네이버에서 성공했다. 네이버 웹툰을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어떻게 기안84가 그토록 독특하게 스토리를 구상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2016년 그가 '나혼자산다'에 출연하면서 풀렸다. 예측할 수 없는 독특한 스토리의 비결은 기안84 그 자체에 있었다. 기안84라는 사람 자체가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다. 일반적인 범주를 벗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웹툰은 자연스럽게 일반적인 범주에서 벗어난 스토리로 쓰여질 수 있었다. 예측할 수 없는, 우리 주변에 없는 기안84라는 캐릭터는 웹툰의 성공에 이어 그 자체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기안84는 사람들에게 호감과 비호감을 모두 얻었지만, 전체적으로 관심을 얻었다.
그 결과 기안84는 이제 연예인이라고 말해야할지, 웹툰 작가라 말해야할지 알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기안84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성인 ADHD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증상도 같이 보인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나혼자산다에 처음 출연하기 시작할 당시의 기안84는 심각했다. 독특한 사고방식과 더불어 위생관념이나 청결, 예의 부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지금의 기안84는 그 당시와 비교하면 정말 다른 사람이 되었다. 올해 4월에는 역삼동 건물을 매입하며 건물주가 되기도 했다. 그간 활발하게 활동한 결과라 생각한다.
기안84는 아주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은 아니다. 그런데, 또 완벽히 이해하기도 어려운 사람이다. 멀리서 지켜보면 그럭저럭 '그런 사람도 있구나'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인데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라면 가족이 아닌 이상에야, 아마 멀어졌을 것 같은 사람이다. 아마 그랬을 것 같다. 그렇다고 그가 나쁜 사람같지는 않다.
다만, 우리 세상은 어느 정도 가면을 쓰고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데 기안84는 그 과연이 거의 없다시피할 정도로 옅은 사람이다. 되게 솔직한데, 그래서 불편하다. 세상이 이상한 것인지 기안84가 이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답할 수 없지만 일반적인 범주에서 조금 벗어나 있기는 하다. 여성혐오 등의 이슈가 생기는 것도 아마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기안84는 여러모로 독특한 사람이다. 이 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사람이고, 다양하고 특이하다고 해서 그 사람의 작품이나 그 사람이 출연하는 방송이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닌데 기안84는 그 접점에 존재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이하지만, 아주 반감을 사지 않을 정도로만 특이하다. 즉 대중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특이함을 가졌다. 그게 지금의 기안84를 만든 비결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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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와는 다른 기안84를 만나볼 수 있는 채널로 인스타그램이 있다. 블로그와 기안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칙칙함을 인스타그램에서는 다소 완화된 느낌으로 만나볼 수 있다. 건강하게, 계속 좋은 활동을 이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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