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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리뷰 (영화 등)

[넷플릭스] 소셜딜레마(The Social Dilemma), 아이가 있다면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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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넷플릭스에 릴리즈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제목은 "소셜딜레마(The Social Dilemma)"이다. 지금 시점에 생각해봐야할 이야기다. 누구 하나가 생각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같이 생각해야할 문제에 대한 이야기다.

제목에서 내용을 유추해볼 수 있다. 이제는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소셜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다. 소셜미디어가 가진 위험성과 중독성 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이들이 경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다큐멘터리를 굳이 보지 않아도, 이미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내용은 사실 당신이 예상하고 있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은 이 다큐멘터리에 더욱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있다. 이미 소셜미디어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들에 익숙해져버렸으니까. 이미 우리 삶에 깊숙히 들어와 있는 소셜미디어를 멀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할, 다큐멘터리를 의식적으로 미뤄두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니 그렇기 때문에 당신은 지금 시점에서 이 다큐멘터리를 꼭 봐야한다. 다소 불편하지만, 꼭 해야하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아이들 둔 부모님이라면 무조건 봐야한다. 당신은 그렇다쳐도, 당신의 아이는 소셜미디어에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당신이 먼저 이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면 당신의 아이는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에서 헤어나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뻔한 내용이지만, 다큐멘터리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다른 다큐멘터리나 뉴스에 비해 '소셜딜레마'는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그 이유는 구글과 유튜브, 페이스북 등 잘나가는 소셜기업에서 재직했던, 혹은 재직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직접 출연해서 소셜딜레마와 알고리즘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핵무기를 개발한 과학자가 직접 핵무기가 가지고 있는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주변인들의 이야기와는 차원이 다른 경고다. 

그들의 진정성있는 목소리를 들려주면서 소셜미디어에 빠져있는 평범한 가정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소셜미디어로 인해 파괴되어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인데, 조금은 과장되기도 했지만 또한 현실적이기도 하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들은 알고리즘의 무서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알고리즘은 내가 원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내가 원하는 것이 '정확한 정보인지', '좋은 정보인지', '나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인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클릭"할만한 것에 대한 판단만이 있을 뿐이다. 이 부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위험하다. (위험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큐멘터리를 보길 권한다)

소셜미디어 회사들은 클릭을 원한다. 그래서 사용자들의 점유율을 높여간다. 그리고 그들에게 광고를 한다. 그 광고 수익이 결국은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목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공짜'로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서비스에서 상품은 우리 스스로일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우리 자녀들에 대한 이야기도 다룬다. 우리는 (그러니까, 10대 내외의 자식을 둘 수 있는 나이) 성인이 되어 소셜미디어를 접했고 어느 정도 이에 대해 통제력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성인이기 때문에 나름의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성인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다르다. 자라나면서부터 소셜미디어를 경험하게 된다. 10대들에겐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클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분명히 생각해봐야할 부분이다.

그리고 중요한 이야기도 한다. 소셜미디어가 정말 위험한 이유는, 그 안에는 유토피아가 있기 때문이다. 유토피아도 있으면서, 디스토피아도 있다. 소셜 세계 속에서 우리의 앞날이 유토피아일지 디스토피아일지는 이를 운영하는 기업과 사용자들에게 달려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지금 이대로는 "확실하게" 디스토피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대놓고 나쁜 것은 사실 대처가 쉽다. 피하면 된다. 하지만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섞여 있는 경우는 대처가 어렵다. 피할 수도 없고, 무작정 받아들일 수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직장생활하면서 힘들었을 때가, 얕은 진실과 함께 과장된 거짓으로 나에게 안좋은 이야기를 해주던 사람과 함께 했을 때다. 얕은 진실이 섞여있어서 정말 내가 그런 사람이라 생각하게 되어 그 사람이 하는 말은 나에게 좋지 않은 영향으로 다가왔었다. 무시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무시하는게 좋았던 말들이었다.

소셜미디어가 어쩌면 그런 경우에 해당할지도 모른다. 겉으로 보기에 좋아보이는 요소들이 섞여 있지만 사실 그 안에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봐야할 부분이다. 


그렇다면, 소셜딜레마에서 전문가들은 우리 세상을 어떻게 예상하고 있을까. 머지 않아 소셜미디어에 의해 우리의 일상과 사회가 붕괴되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강제로 소셜미디어 기업들을 통제해야한다는 것일까. 이들은 그러한 해결책을 내놓지는 않는다. 

조금은 도덕책같은 해결책을 내놓지만, 사실 그것밖에 방법이 없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갈림길을 선택하는 것은 운영하는 기업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다. 그리고 운영하는 기업은 사용자의 니즈에 맞춰 따라갈 수 밖에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는 당연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인 우리가 이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하고 서비스를 사용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추천 알고리즘에 의해 서비스를 클릭하고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직접 선택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이야기한다. 유튜브에서 강조하는 구독과 좋아요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그리고 관심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한다. 소셜미디어가 주는 불편함에 대한 이런 다큐멘터리가 나온다고해서 단 번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꾸준하게, 그리고 큰 목소리가 되어야 기업들이 움직인다. 그들이 이에 대해 더욱 생각할 수 있도록 이런 목소리를 더 자주, 크게 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일단 이 다큐멘터리가 어느 정도는 그 시작점 역할을 한 것 같다. 페이스북이 이 다큐멘터리에 대해 매우 불편해 한 것 같다. 다큐멘터리에서 주장하는 것과 달리 자신들은 어느 정도 자정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 등 다큐멘터리 내용에 대해 반박하는 성명서를 PDF 파일로 저장하여 배포하였다. 첨부파일에 참조했으니, 궁금한 분은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다 (영어로 되어 있다).

What-The-Social-Dilemma-Gets-Wrong.pdf
0.16MB

소셜미디어의 시대, 생각해봐야하는 다큐멘터리 '소셜딜레마'에 대한 리뷰는 여기까지다. 1시간30분 분량으로 아주 길지는 않고 지루하지 않다. 여유가 된다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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