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봤을 책의 제목이다. '어린 왕자' 프랑스의 작가 '생텍쥐 페리'의 문학 작품이다. 내용이 길지 않고,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동화 카테고리에 들어가 있는 책이며, 이로 인해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로 흔히 착각할 수 있는 책이다. 그렇지만 어른이 되어 이 책을 읽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이 책은 어린이가 아닌, 어른을 위한 동화다.
그리고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 시대에 걸맞게 이 어른을 위한 동화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것도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유지하며 자연스럽게 내용을 추가하고 영상미를 더했다. 어릴 때 읽었던 '어린 왕자'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데 책에는 섣불리 손이 가지 않는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아직 긴가민가할 당신을 위해 간단하게 영화의 주요 포인트를 짚어보자.
1. 더할나위 없는 원작 - 워낙 좋은 작품, 뼈대가 튼튼하니 살을 붙혀도 여전히 멋진 작품
책이나 드라마 등 원작이 있는 영화가 성공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원작의 퀄리티다. 원작이 좋으면 거의 실패하지 않는다. '어린 왕자'가 그런 케이스다. 원작이 군더더기 없다. 별 내용이 없어보이지만,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짧지만 울림이 있다.
어른이 되어 무언가 잊고 있던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다. 이렇게 훌륭한, 그리고 매니아층이 깊은 원작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원작의 내용을 어거지로 바꾸는 만행만 저지르지 않는다면 망할 수 없다.
다행스럽게, 프랑스 출신의 '마크 오스본' 감독은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 원작의 가치를 지키며 가볍게 살을 붙혔다. 원작이 어른들을 위한 동화의 대표작이라면, 영화는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장르를 대표할만하다. 그만큼 좋은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2. 상상이 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 영상으로 만나는 어린 왕자와 장미, 그리고 여우까지
책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졌을 때, 가장 좋은 것은 우리 상상 속에 존재하던 모습들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영화는 우리의 이러한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준다. 여우와 어린왕자, 장미와 석양 모두가 훌륭하다. 특히 초반 연출에서 비스킷같은 모습을 하고 있던 어린왕자가 후반부에 생동감있는 캐릭터로 나오는 것이 좋았다.
장미를 떠나기 위해 여행을 시작하는 어린 왕자와, 그 장미에게로 돌아오는 어린 왕자의 느낌을 잘살려내었다는 생각이다. 그 뿐 아니라 어린 왕자의 에피소드를 영상화하여 만드는 것들이 전체적으로 좋았다. 소녀가 나오는 현실장면에서는 익숙한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 그리고 어린왕자의 에피소드가 진행될 때는 동화를 읽는 느낌으로 연출한 것에서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3. 생각, 그리고 생각 - 소중한 나만의 장미에 관하여
"어린왕자는 장미를 떠나 여행을 시작했지만 사실 그건 장미에게로 돌아오기위한 첫 걸음이였다" 영화의 초반부에 조종사의 대사를 통해 이런 메세지를 관객에게 던져준다. 사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해주는 셈인데, 알다시피 어린 왕자는 결말을 통해 반전을 주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스포라는 생각은 할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영화를 보는 중간중간 우리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지금 어떤 어른인가, 난 언제부터 이런 어른이 되었을까, 나의 장미는 무엇일까, 나는 그 장미를 정말 소중히 대하고 있는가, 나는 눈에 보이는 것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등등 생각할 것들이 많다.
사실 우리가 한 번쯤은 다 해본 생각들이다. 그렇지만 정신없이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 생각은 점점 뒤로 밀려나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다시금,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으리라 믿는다.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는가, 그렇다면 넷플렉스로 들어가라. 넷플렉스에서 '어린왕자'를 만날 수 있다. 영화를 보며, 생각을 통해 당신의 장미꽃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가장 소중한 것은 눈에보이지 않는 법이니까. 그리고 당신이 평범한 어른이 아닌, 좋은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가장 소중한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콘텐츠 리뷰 (영화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윤희에게, 이번에도 깊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 김희애 (0) | 2020.09.13 |
---|---|
온스테이지2.0, 신선한 음악을 만나고 싶은 그대에게 (Feat. 네이버 문화재단) (0) | 2020.09.13 |
영화 소공녀, 배우 "이솜"의 매력발견 (Feat. 집보다는 담배와 위스키지!) (0) | 2020.07.19 |
무슨 책을 읽을지 고민될 때 추천, "설민석의 책읽어 드립니다" (0) | 2020.07.12 |
[닮은꼴 배우] 정봉이 '안재홍'과 김대리 '김대명' (0) | 2020.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