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테마를 잡고 시리즈물로 포스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닮은꼴 배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단순히 얼굴일 닮았을 수도 있지만, 분위기나 감정선 느낌이 닮았을 수도 있다. 그런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비교하면 재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사람을 비교하다보면 무언가 사람을 보는 눈이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이런 시리즈를 써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내가 잘 써나갈 수 있을지, 또 얼마나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시작해봐야 겠다.
바로 글을 시작하며 조금 심심하니까 간단히 근황에 대해 써볼까. 나는 요즘 이런저런 일들로 나름 바쁘게 지내고 있다. 이사 준비도 틈틈이 하고, 중고차도 알아보고 있다. 기회가 되면 중고차 구매 이야기도 시리즈물로 써보고자 한다.(뜬금없이 나는 왜 갑자기 시리즈물에 꽂혔을까?) 그리고 나와의 대화도 종종한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회사 생활을 하는 나와 내가 아는 나는 다르다. 그런데 회사 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내가 아는 나는 점점 사라지고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 나의 캐릭터만 남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든다.
중요한 것은 회사에서의 내 모습이 나와는 본래의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인가 하는 것이다. 'Nine to six', 업무 시간에는 그럭저럭 견뎌낼 수 있다. 그런데 업무시간이 끝나면 본래의 나로 돌아와야 하는데, 본래의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제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와중에 다행스러운 일은 연차가 찼다. 이제 꽤나 연차가 찼기 때문에 굳이 회사 생활에서의 캐릭터로 나를 연기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나다울 필요가 있다. 조금 더 나다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래의 내가 어떤 사람인지부터 먼저 생각해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
안재홍과 김대명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딴소리만 하고 있다. 사실 '김대명'이 미생에서 연기한 김동석 대리에 대한 이야기와 살짝 연결지어보고자 글을 이런 식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런데 뭐 조금 엉뚱하면 어떠하랴, 가끔은 그래도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엉뚱한 이야기만 하고 끝낼 수는 없기에, 이제는 응팔의 숨은 히어로 정봉이 // 안재홍과, 미생의 안방마님 김대리 // 김대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순서는 안재홍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김대명에 대해 이야기하고 닮은 부분과 다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다양한 매력, 안재홍]
안재홍은 1986년생이다. 올해 35살이다. 전성기를 누리기 좋은 나이다. 그리고 나이에 맞게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영화도, 드라마도, 찍었다하면 주연이다. 그리고 잘된다. 또한 이슈가 되는 작품에 자주 출연하다. 예를 들면 킹덤이다. 넷플릭스 개봉을 통해 이슈가 되었고, 시즌2까지 성공적으로 릴리즈되었다. 그리고 안재홍은 시즌3부터 이 작품에 합류한다. 시즌2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 결코 적은 역할을 맡은 것 같지 않다.
안재홍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족구왕'이라는 영화부터다. 그 이전에도 몇 편의 영화를 찍었지만 크게 알려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청춘영화 족구왕이 주목을 받으면서 영화의 주연배우였던 안재홍도 덩달아 인지도가 올라갔다. 이를 계기로 응답하라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인 '응답하라1988'에 출연하게 되었고 우리에게 익숙한 정봉이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 이후의 안재홍은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정봉이 이미지를 벗고, 멜로드라마인 '쌈,마이웨이'에서 나쁜 남자 역할로 등장하며 욕을 엄청 먹기도 했으며 (그만큼 연기를 잘해서 욕을 먹었다), 화제의 드라마였던 '멜로가 체질'에서는 세상에 없던 남자주인공 '손범수'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예능에서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여기저기서 안재홍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정봉이의 캐릭터를 벗고 안재홍으 매력을 보여주며, 그야말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다.
[조연에서 주연으로, 김대명]
김대명 배우는 안재홍보다 다소 나이가 많다. 1980년생으로 올해 41살이다. 슬로우스타터다. 하지만 그의 행보는 주목할만하다. 한정된 역할 안에서 충분히 자신의 존재감과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김대명이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당연히 드라마 '미생'을 통해서다.
현실감 넘치는 드라마에서 실제 있을 것 같은 캐릭터를 정말 그렇게 연기해냈다. 주목받지 못하지만,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낸다. 회사에 꼭 있는 일하는 대리다. 그리고 그 역할에 너무도 꼭 맞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김대명의 연기 인생이 바뀌었다. 드디어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게 되었고, 그리고 인해 다양한 작품에서 그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영화 '뷰티인사이드'와 '마약왕' 등 굵직한 영화에도 조연으로 출연했다. 그리고 조연의 단계를 넘어 이젠 주연을 넘본다. 아니 주연배우가 되었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국제수사'에서도 주연으로 등장할 예정이고 최근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속을 알 수 없는 은둔형 외톨이이자 자발적 아웃사이더 산부인과 의사 '양석형'역을 연기한다. 아, 재벌이다. 그리고 주연이 어색하지 않다. 조정석과 정경호, 유연석 등 내로라 하는 배우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충분히 드러냈다.
앞으로 스크린에서, 또 TV화면에서, 그리고 스마트폰에서 이 배우를 더욱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닮은 꼴]
두 배우는 이미지가 닮았다. 약간 통통하면서 정감있는 캐릭터다. 두 배우가 그런 스타일로 닮기도 했으며, 서로 결정적으로 자신을 알리게 된 계기의 두 캐릭터도 어느 정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응팔의 정봉이와 미생의 김대리가 그렇다. 두 배우가 유명세를 타게 만들었던 캐릭터가 닮았기에 두 배우의 이미지가 다소 겹쳐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다른 꼴]
하지만 그 점을 제외하면 두 배우는 상당히 다르다. 안재홍은 팔색조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객관적으로 그다지 잘생기지 않은 외모를 가졌음에도 충분히 멜로드라마 주인공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연기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유머러스함이 필요하면 언제든 소화가 가능하다. 즉, 캐릭터에 맞게 변신을 할 수 있는 배우다. 이에 반해 김대명 배우의 가장 큰 무기는 현실성이다. 김대명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현실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미생의 김대리가 그랬고,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석형쌤도 그렇다. 안재홍처럼 연기톤이 확 달라지지는 않지만, 본인이 가진 자연스러운 매력을 캐릭터를 통해 충분히 보여준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면서 이 두 배우를 잠깐 헷갈렸던 것 같다. '멜로가 체질'이라는 드라마에 빠져 안재홍이라는 배우에게 더욱 심취하게 되었던 상태였는데 조금은 닮은 비주얼 때문인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도 안재홍이 나오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살짝 닮았지만 다른 색을 내는 김대명이 출연했다. 김대명은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고, 본인의 매력을 한 껏 보여줬다. 그래서 둘을 비교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스치듯하게 되었고, 이렇게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생각만 했을 때보다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니 두 배우는 확연하게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더 자세하게 알면알수록 사람은 모두가 다르다. 얼핏봐서 닮은 것은 얼핏봤기 때문이다. 조금 관심을 갖고,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가 다르다. 각자의 매력이 있다. 그런 매력을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많이 비교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여기까지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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