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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리뷰 (영화 등)

무슨 책을 읽을지 고민될 때 추천, "설민석의 책읽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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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들을게 많은 시대다. 볼 것도 많고, 들을 것도 많고, 보면서 들을 것도 많다. 유튜브와 팟캐스트, 넷플릭스, 티빙 등 매체를 따지고 들면 수없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적 읽기 매체인 책은 점점 외면받고 있다. 그렇지만 책도 오디오북이나 전자책 등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서 책이라는 가치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책의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책을 읽고 싶을 때,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우리는 종종 책과 멀리 지내지만, 또 가끔은 책과 가까워지고 싶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평소 가깝지 않았던 친구와 연락할 때 망설이게 되는 것처럼 책을 멀리하던 우리가 갑자기 가까워지려고 하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이 되기 마련이다. 그럴 때 우선 이 책을 읽어보라 이야기해주고 싶다.

"설민석의 책읽어 드립니다"가 그 주인공이다. 이 책은 지난 4월 종영한 tvN의 예능 프로그램, '요즘 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의 내용을 토대로 구성되었다. 전통적으로 책을 주제로 다루는 프로그램이 시청률이나 화제성에서 성공을 거둔 적이 많지 않기 때문에 방영전, 제작진과 출연진이 많은 걱정을 했다는 프로그램이다. 그렇지만 제작진과 출연진의 걱정은 기우였을 뿐이다. 프로그램은 성공을 거두었다. 거기에는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설민석"이라는 존재가 큰 역할을 했다. 

설민석은 잘 알려진 것처럼 역사를 가르치는 강사다. 그냥 강사가 아니다. 스타강사다. 아니, 강사를 넘어 연예인으로 봐도 무방하다. 왠만한 연예인보다 더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설민석은 타고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실을 재미있고, 실감나게 전달하는 능력이다. 스스로도 그 능력을 알고 있다. 그리고 활용하고 있다. 자신의 능력을 알고, 활용할 줄 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나를 포함해 대부분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없는건지 발견하지 못한건지 모르지만, 어쨌든 그러하다.

이 책은 프로그램에서 다뤘던 책은 모두 29권이다. 그리고 '설민석의 책읽어 드립니다'에서는 그 중에서 5권만을 뽑아서 이야기한다. 그 5권의 책은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리처드 도킨스)』, 『사피엔스Sapiens(유발 하라리)』, 『페스트La Peste(알베르 카뮈)』, 『한중록閑中錄(혜경궁 홍씨)』, 『노동의 종말The End of Work(제러미 리프킨)』까지다.

설민석은 서문에서 이 5권의 책을 뽑은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문은 소설가이자 신문기자인 장강명씨가 진행한 인터뷰로 대신한다. 아래는 그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방송에서 다룬 책 중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책은 없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하다 독서를 한다는 것, 이 행위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고, 교훈을 얻는 거라고 결론 냈습니다. 그래서 이에 맞춰 기준을 세웠어요.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일시 정지되었고, 우리 사회도 경험해보지 못한 충격을 딛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남과 거리를 두고 살아가고 있는 시간에 우리의 삶을 되돌아봐야겠다고 생각했죠. 너무나 감사한 존재임에도 늘 곁에 있기에 무관심했던 것들에 대해서 새삼 생각해보았습니다.우리 성장의 토대인 땅, 그리고 서로가 그저 존재 자체로 더불어 살아가게 만들어주는 사람들. 이 모든 것들을 여전히 우리를 여기 있게 해주고, 숨 쉬게 하고, 꿈꾸게 만들죠. 이렇게 '땅과 사람'으리 주제로 삼아 다섯 권을 뽑았습니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코로나19 사태와 어울리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도서를 선정한 것 같다. 나는 사실 프로그램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TV프로그램과 책이 중복되는지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서문에서 역시 밝히고 있는 내용 중에, 최대한 TV에서 나오지 않은 내용으로 책을 구성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TV프로그램과의 중복을 걱정하지는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을 5권의 책을 요약해놓은 요약본이 아니라 읽고 싶게 만드는 브로슈어라 이야기한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지금 나는 그 말에 공감한다.

내가 그렇게 독서를 소홀히 하는 사람은 아닌데, 저자가 소개하는 5권 모두 읽어보지 못했다. 그리고 "설민석의 책 읽어드립니다"를 읽으면서 모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사실 한중록은 그다지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지는 않지만, 나머지 4권은 읽어보고 싶다. 특히 '노동의 종말'이라는 책은 시대가 다름에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통찰을 전해줄 책이라 생각되어 꼭 읽어보고 싶다. 

오랜만에 책을 읽고 싶은가, 그런데 무슨 책을 읽어야할지 망설여지는가. 그렇다면 먼저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5권 중 한 권 이상이 읽고 싶어질 것이다. 설민석은 TV나 유튜브에서만 설명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글로도 우리를 끌어들이는 흡입력이 있다. 재미있고, 편하게 읽힌다. 지식을 전달하는 일은 그에게 있어 천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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