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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리뷰 (영화 등)

캐스트어웨이(CAST AWAY, 2001) 다시 보면 더 좋은 영화 (윌슨, 그 이상을 담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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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본 영화 캐스트어웨이(CAST AWAY)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약 10년 전, 너무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왓챠'에서 볼만한 영화가 없나 찾던 중 이 영화를 발견했습니다. 주인공 "톰 행크스(척 놀랜드)"와 배구공 윌슨이 무인도에서 나누는 인상적인 모습이 떠올랐고, 그대로 지나칠 수 없었죠. 그렇게 10년 만에 다시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보니 더 좋았습니다. '캐스트어웨이'는 단순히 '톰 행크스(척 놀랜드)'가 배구공과 대화하며 무인도에 생존해 나가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윌슨

[훌륭한 서사]

제 기억에 '캐스트어웨이'는 무인도에서 한 남자가 표류하며, 견뎌내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혼자라는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배구공에 '윌슨'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대화도 하며 쓸쓸함을 이겨내는 부분만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었죠. 그렇지만 영화를 다시 보니 서사가 훌륭합니다.

주인공 '톰 행크스(척 놀란드)'의 캐릭터 부여가 확실합니다. 여자 친구 '켈리'를 사랑하고 택배회사 '페덱스'에서 근무하며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을 영화 전반부에 아주 잘 보여주죠. 이는 '척 놀랜드'가 무인도에서 혼자 표류하며 생존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됩니다. 또한 영화의 후반부는 사실 전혀 기억나지 않았는데, 영화를 다시 보니 이 영화의 진짜 이야기는 후반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의 기-승-전-결 중에서, '승-전'이 너무 강렬해서 '기'와 '결'을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 다음 단락에서 후반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하세요. 

[무인도에서 탈출, 그리고 그 후]

무인도에 표류한 지 4년 만에 '척 놀랜드'는 기적처럼 무인도를 빠져나옵니다. 파도를 이겨내고 바다로 나아가고 결국 배를 만나서 구조되죠. 그리고 프러포즈를 앞두고 있던 애인 '켈리'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켈리'는 이미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죠. '켈리'는 이미 '척 놀랜드'의 장례식까지 치른 상태였죠. 사실 4년 만에 그가 살아 돌아온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켈리'에게 그 시간은 너무 힘든 시간이었고, 이겨내기 위해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것은 유일한 방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뜨겁게 포옹하지만, 서로를 놓아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만나는 짧은 시간은 너무도 애틋하죠. 

저는 영화를 본 지 너무 오래되어서, 혹은 무인도에서 윌슨 보내는 장면들이 너무 강렬했기에 이 장면을 완전히 잊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4년 만에 택배박스를 전달하는 엔딩 장면도 너무 좋습니다. 여러모로 '척 놀란드'의 기분 좋은 새로운 시작을 유추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엔딩이죠.

캐스트어웨이

[윌슨, 그리고 페덱스 택배박스]

저는 '척 놀란드'가 견딜 수 있었던 힘은 그의 생존능력과 말상대가 되어 주었던 '윌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제가 간과했던 것은 '택배박스'였습니다. 택배박스를 하나 남겨두었다는 것을 몰랐는데, 그 남겨둔 택배박스는 '척 놀란드'가 스스로 끝까지 책임지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생존에 필요한 중요한 무언가가 들었을지 모르지만, 책임을 다하기 위해 끝까지 택배박스를 뜯지 않고, 최대한 짐을 가볍게 하고 바다를 나가야 했음에도 불필요해 보이는 택배박스를 끝까지 챙겨갔습니다. 그의 책임감이 담긴 페덱스 택배박스는 윌슨과 함께 '척 놀란드'를 살아남게 하는 원동력이었습니다.

[역대 최고의 PPL, 페덱스(무료)]

페덱스

영화 역사상 최고의 PPL로 뽑는 영화가 바로 '캐스트어웨이'입니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페덱스가 등장하며, 러닝타임의 절반에 가까운 70분 동안 페덱스가 등장한다고 하죠. 많이 등장하는 것을 넘어서 "페덱스의 책임감", "끝까지 배달한다" 등의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제대로 각인시켰습니다. '캐스트어웨이' PPL의 힘이 전부라고 할 수 없으나, 지금의 페덱스가 있을 수 있었던 것에 '캐스트어웨이'의 역할이 상당했죠.

그렇다면 이 영화의 PPL 비용은 얼마였을까요. 놀랍게도 무료라고 합니다. 반대로 영화 제작을 위해 페덱스에 협조를 구해야 했죠. 지금과 시장 상황이 많이 달랐습니다. 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지기 이전이었죠. '캐스트어웨이'의 성공으로 가장 이득을 본 것은 바로 페덱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볼 수 있는 곳은 (2023년 상반기 기준)]

OTT의 시대인만큼 다양한 채널에서 영화 '캐스트어웨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왓챠 : 이용권 보유 시 무료 (월 7,900원~)
 - 티빙 : 이용권 보유 시 무료 (월 7,900원~)
 - 쿠팡플레이 : 이용권 보유 시 무료 (월 4,990원)
 - 네이버시리즈온 : 로그인 시 무료 (무료)

이번 주말은 여러모로 편안하고 기분 좋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 영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저 편히 쉬는 주말이었다면, 뿌듯한 감정은 조금 덜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캐스트어웨이'를 감상하면서 평안한 휴일에 깊이를 더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4년후윌슨

한 번도 안 보셨다면 꼭 보시길 바랍니다. 한 번 보셨더라고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면 보시길 권합니다. 후회하지 않을 만큼 좋은 영화입니다. 무인도에 표류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톰 행크스"처럼 우리의 다음 주에도 희망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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