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의 시대에서 OTT시대로 넘어오면서, 우리는 바야흐로 컨텐츠 홍수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불과 10년전만 하더라도 내가 TV에서 본 것들을 내 친구들이 모두 봤고, 우리는 그것을 토대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렇지만 요즘은 달려졌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본 것을 내 친구들은 보지 않은 경우가 많죠. 보지 않은 것을 넘어서 아예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두 같은 TV프로그램을 보고, 같은 연예인을 좋아하는 일은 이미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시대에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대부분 남성들에게 지지를 받는 유튜버가 있습니다. 과거 웹툰작가, 현 유튜버인 이말년이자 침착맨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제 주변 친구들은 대부분 좋아하고 또 제가 너무 좋아합니다. 그렇기에 저를 포함한 많은 남성분들, 그리고 요즘에는 여성분들까지 좋아기 시작하고 있는 침착맨의 인기 비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1. 정리와 설명 능력
제가 침착맨 유튜브를 처음 알게되었던 콘텐츠가 '침착맨 삼국지'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삼국지를 좋아하고, 침착맨은 이말년시리즈를 통해 웹툰작가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콘텐츠를 아무 생각없이 시작했습니다 5시간이 넘어가는 분량에 압박을 받긴했지만, 우선 시작했죠.
그렇게 결코 다 볼 수 없을 것만 같던 5시간짜리 영상을 다 봤습니다. 물론 한 번에 다 본것은 아니고 운전하거나 이동하면서 들었지만, 끝까지 다 들었습니다. 다소 장난스러운 말투와 가벼워 보이는 예를 들며 설명하는데, 그 내용이 틀린게 거의 없습니다. 적절한 설명과 중요 내용을 전달하는 능력이 정말 탁월합니다. 특히 중간중간 빗대어 설명하는 부분이 압권입니다. 듣는 사람의 수준에 맞춰 아주 쉽게 설명해주죠.
이 삼국지를 시작으로 이런저런 "설명회" 영상을 봤는데, 삼국지가 운으로 터진게 아닙니다. 침착맨은 티나지 않지만 정말 똑똑합니다. 핵심을 이해하고, 그걸 언어로 표현하는데 있어 뛰어난 감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2. 인내심
침착맨의 가장 큰 성공요인 중 하나로 저는 "인내심"을 뽑고 싶습니다. 다소 의아해하실 수 있지만, 그의 참을성은 정말 대단합니다. 우선 이름부터 "침착맨"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기안84'와 8개월동안 동거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기안84는 멀리서봐야 참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가까이 있으면 정말 참기 힘든 캐릭터죠. 기안84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옆에서 지내기 쉽지 않은 사람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침착맨은 기안84에게 화내지 않고, 꾸준히 기안84가 납득할만한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합니다. 그리고 옆에 있어줍니다.
그리고 그의 인내심은 침착맨 개인방송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침착맨의 컨셉이 독특하기도 하기에 그의 방송에는 다소 과격한 채팅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침착맨은 그 모든 것을 참아내고 지금의 자리까지 왔습니다. 인터넷방송을 거의 10년가까이 해오고 있다는 것이 그의 인내심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줍니다.
물론 그런 그조차도 힘들어서 최근 잠시간의 휴식을 취했죠. 그렇지만 다시 좋은 컨디션으로 돌아왔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서 정말 다행입니다.
3. 자신만의 논리와 당당함
침착맨이 인내심이 있는 편이긴 하지만 무작정 참는 것은 아닙니다. 특유의 색깔이 있습니다. 자기만의 스타일로 드립을 치고, 그 드립에 대한 자신감과 논리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침소리'라고 하며 놀리지만, 그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가끔 그 침소리 속에 통찰력이 들어있기도 합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또 들어보면 말이 됩니다. (물론 진짜 말도 안되는 소리할 때도 꽤 많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할 때 침착맨은 항상 자신감이 넘칩니다. 자신만의 논리와 그 논리를 표현할 때 느껴지는 자신감, 그렇기에 우리는 맘편히 '침소리'라 불리는 그의 이야기를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고, 또 즐거워할 수 있습니다.
4. 오디오 콘텐츠
제가 침착맨을 가장 편하게 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운전을 하거나, 산책을 하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등등 눈은 다른 일을 해야하지만 귀는 집중할 수 있는 시간들이 있습니다. 저는 보통 그 시간에 유튜브를 듣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귀로만 들어도 이해할 수 있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들어야합니다. 그게 바로 '침착맨'의 '침투부'입니다.
현대인은 바쁩니다. 이거저거 할게 많죠. 하나를 하면서 둘을 해야할 때가 많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멀티태스킹이 필요하죠. 멀티태스킹으로 유희를 즐기고 싶을 때, 최고의 오디오콘텐츠 중 하나가 바로 '침착맨'입니다. 물론 영상으로 같이 시청하면 훨씬 재밌지만, 귀로만 들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오디오 콘텐츠로서 활용가능하다는 것은 '침착맨'의 중요한 인기 요소입니다.
5. 아슬아슬, 넘지않는 선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침착맨'은 독특한 컨셉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봤을 때는 대충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성의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그를 보고 일부 사람들은 무례하다고 말하기도 하죠.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는 선을 넘지 않습니다.
문제가 되거나 구설수에 오른적이 거의 없죠. 약간은 무례해보이는 특성이 캐릭터로 자리잡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정말 똑똑하게 선을 지킵니다. 특히 소영이가 가끔 방송에 출연하기도 하는데, 침착맨없이 잠시 방송을 하면서 '도네이션(후원)'을 유도하는 행동을 하자 바로 방송을 종료시키고 공지글을 올렸던 부분에서 그런 침착맨의 선을 지키는 모습을 잘보여주죠.
그리고 글을 쓸때는 말을 할 때와는 다르게 냉철합니다. 말만 잘하는게 아니라 글도 잘쓰고, 톤앤 매너를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침착맨'은 정말 머리가 비상한 분입니다.
6. 기획력
침착맨은 거의 매일 방송을 켭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와서 '아무 말'이나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그 안에는 대체적으로 기획이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가 침착맨의 방송 스타일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도 그런 기획 안에 들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본인은 얻어걸렸다고 하지만, 아마 기획의 일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맘먹고 기획하면 트렌드와 시청자 수준에 맞는 좋은 기획을 해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대표적인 콘텐츠로는 '침펄인물사전', '침펄토론' 등입니다. 꾸준하게 본인이 해낼 수 있는 정도의 에너지만 쓰면서 방송을 진행하고, 가끔 터지는 탁월한 기획으로 한 방을 보여줍니다.
7. 친구와 대화하는 기분
서론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서로 공감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같은 프로그램을 보며, 같은 사람을 만나던 시대를 지나 내가 보고 싶은 프로그램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보며 살고 있죠. 그래서 나와 내 옆에 있는 사람과 마주보고 이야기하기 어렵죠. 하지만 우리는 인간,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야하는 존재입니다.
즉, 우리는 친구가 필요하죠. 침착맨 콘텐츠는 마치 친구와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특히 침펄풍 (침착맨, 주호민, 김풍)과 기안84 등과 함께 나오는 콘텐츠를 보면 우리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흔히 우리 주변에서 주고 받는 대화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나가죠. 그저 보고 있으면 친구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침착맨은 분명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유튜버 중 한 명입니다. 사심을 가득담아 인기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았고, 기존 남성팬들 위주에서 벗어나 요즘은 남녀가 모두 좋아하는 유튜버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잘되고 있어서 기분좋고, 계속 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시청하기에는 진입장벽이 있습니다. 거듭 이야기했던 것처럼 침착맨은 독보적인 스타일을 가지고 있고, 일반적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거기 길들여지면 헤어나오기 어렵습니다. 게스트들이 많이 나오니까 좋아하는 게스트가 나왔다면, 혹은 귀로 무언가 들을 수 있는 여유가 있을 때 조심스레 한 두개 콘텐츠를 시청해보길 권해드립니다. 물론 한 번 빠져들면 당신의 시간을 스르륵 즐겁게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시간을 흘려보내는 점이, 좋을 수도 있고 안좋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염두해두고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아, 그리고 굳이 넣지는 않았는데 잘생긴 외모도 침착맨의 인기에 한 몫 할 것 같습니다. 조금 일본인 스럽게 생겼지만 훤칠하고 수염이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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