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들여 지은 따듯한 흰쌀밥을 먹고 싶을 때, 누군가로부터 "괜찮아 아무일 아니야"라는 말을 듣고 싶을 때, 보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영화를 보고 싶을 때. 지쳐있을 때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마음이 따듯해지고 싶은 그런 순간. 만약 당신의 기분이 지금 그렇다면, 지금 소개하는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길 권한다. 분명, 당신의 마음의 온도를 높여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제목부터 따듯한 애니메이션 영화,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흘러가는 시간들"이라는 영화다. "너의 이름은", "초속5cm"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의 5분 내외의 짧은 데뷔작을 모티브로 삼아 '사카모토 카즈야'가 만들었다. 원작의 감성을 그대로 살렸고, 스토리를 부여했다. 원작이 궁금한 분은 하단에 참조할 유튜브 영상을 참조하길 바란다.
영화는 독백으로 시작한다. 고양이의 독백이다. 그녀의 고양이의 나즈막한 독백. "낯설고 먼 어느 곳에서, 나는 그녀를 찾고 있었다. 그녀를 찾는 이유는, 그녀가 나를 찾기 때문이다" 절절한 연인관계에서 나올법한 고양이의 독백과 함께 주인공 미유가 등장한다. 주인공은 평범한 20대 여성이다. 대부분 그 나이대 삶이 그러하듯 그녀는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세상이라는 벽과 마주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만만치 않다. 즐거울 때도 있지만, 때로는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는 것도 사치이기 때문에 눈물을 삼켜야 하는 순간도 있다.
그런 그녀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그녀의 고양이 다루, 이 영화는 고양이 다루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그녀의 고양이가 그녀에게 덤덤하게 위로를 건내는 잔잔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사실 이게 30분이 채 되지 않는 러닝타임을 가진 이 단편 애니메이션 내용의 전부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간단한 설명으로 대체할 수 없는 따듯한 위로를 담고 있다.
영화에서 언급되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고양이는 고양이의 시간을 살고 사람은 사람의 시간을 살아간다. 그 둘의 시간은 각기 다른 시간이다. 그 시간의 겹쳐져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살아가는 힘이되는 것이 놀라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람에게서 받기 힘든 위로를 그들에게서 받는다고 한다. 나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그 마음을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고양이를 비롯한 반려동물의 눈빛과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그 어떤 사람의 위로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순간들이 있을 것 같다. 사람들끼리는 서로 같은 시간의 흐름을 공유하지만, 고양이와는 서로 다른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기에 말이다.
나는 이 작품을 왓챠에서 봤지만, 왓챠뿐 아니라 티빙이나 웨이브 등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위로가 필요한가. 주저없이 이 작품을 찾아보길 권한다.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 흘러가는 시간들"이다. 30분 밖에 안되지만 30분을 투자하기 망설여진다면, 아래의 원작을 먼저 보는 것도 좋다. 5분도 채 되지 않는다.
당신의 마음에 따듯함이 깃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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